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캐시미어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패션기업이다. 1978년 창업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한국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올해 첫 남성 단독매장을 열며 수입·판매하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1985년부터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마을 솔로메오에 자리잡았는데 이 마을 주민의 무려 절반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있다고 한다.코트라는 10월 15~18일간 ‘한·이탈리아 장인기업 연수단’을 현지에 파견하고 식품, 자동차, 패션분야 기업을 방문했다. 패션분야 기업으로는 브루넬로 쿠치넬리가 선정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본사가 있는 솔로메오에 극장과 도서관, 직업학교 등을 만들어 브루넬리 마을로 가꿔 나가고 있다.
이중 직업학교는 회사가 의상 제작에서 조경 같은 전문교육을 무상으로 제공, 입학경쟁률이 10:1에 이른다고 한다. 매년 60명 모집에 600여명이 몰릴 만큼 인기가 높다. 3년 교육과정을 마치면 대학 졸업을 인정받고 희망자는 쿠치넬리에 입사할 수 있다. 다른 경쟁업체에 입사하더라도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한다.쿠치넬리가 운영하는 공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봉제공장의 상식을 통렬하게 뒤집는다. 공장 작업장은 탁 트인 열린 공간이며 사면은 모두 넓은 창문으로 돼 있어 마치 카페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코트라는 “직원들의 창조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하는 곳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쿠치넬리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이너들은 통상 분리된 사무실에서 따로 작업을 하는데 여기서는 공장 바로 입구에 디자이너 업무공간이 있고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 한데 어울려 일을 한다. 이 회사 리카르도 스테파넬리(Riccardo Stefanelli) 부사장은 “직원들은 일과 가정생활을 안정적으로 양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쿠치넬리는 하루 8시간 근무를 지키며 오후 5시 30분에는 모든 직원이 퇴근을 한다고 한다. 그는 “올해는 40주년이 되는 해로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품목을 좀 더 세분화하고 여성복 및 액세서리를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치넬리는 이처럼 본업 외에도 연극, 프리젠테이션, 공연 등을 하는 극장을 따로 운영하며 기업이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수단의 한 참가업체 대표는 “디자이너가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명 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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