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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가 국회섬유산업연구회를 구성하고 다음달부터 섬유산
업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한다. 최근 섬유산업육성론이
그어느때보다 절실한 가운데 국회의원을 중심으로한 국회내
스터디그룹의 전격 발족은 섬유업계로서는 이보다 더한 기쁜
소식은 없다고 여긴다.
특히 세계 섬유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7개국이 선진국인
것을 감안하면 국회의 이같은 움직임이 晩時之歎의 감은 없
지않으나 그래도 일견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다.
국내 섬유산업은 지난 87년 단일품목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한 이후 10여년이 넘도록 200억 달러를 돌파하지 못하는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로 꼽을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체계적인 육성안이 미흡했다는 결론이다.
솔직히 선진국들은 섬유산업보호를 위해 정부·국회·민간기
업이 삼위일체가 돼 활동을 펴고 있다. 그만큼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일찌기 간파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반증
해 주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실정은 어떠한가. 우리 경제가 오늘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것은 섬유산업 덕택인데도 사회분위기는 섬유
산업을 홀대하는 풍조만 만연하다.
섬유기업인 가운데 은행등 금융권을 통해 금융지원을 받는데
통분을 터트리지 않는 사람은 손가락을 헤아릴 정도다.
사회에 만연된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섬유인들의 경영의욕도
소금에 절인 배추같이 시들하기만 하다. 이같은 상황서 국회
를 중심으로 섬유산업육성을 위한 연구가 본격화된다고 하니
섬유인들의 기대가 사뭇 증폭되고 있다.
다행히도 섬유산업연구회의 중심이 되는 의원도 섬유산지 출
신 의원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또 과거 섬유기업인으로 세계
수출시장을 누빈 의원들도 많아 섬유산업을 이해하는 폭이
넓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지난 94년 14대 의원을 중심으로 국회섬유산업발전연
구회가 발족이 된 것을 기억한다. 윤영탁 전의원(현 국회 사
무총장)을 중심으로한 섬유산업발전연구회는 국회의원 87명
의 동의를 받아 섬유산업구조조정법을 발의해놓고도 결론은
유보된 상태다.
당시 섬유산업구조조정을 위해 2,000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제시됐으나 결론없이 현재까지 그냥 방치된 상태다.
최근 정부가 섬유산업육성을 위해 6,500억원이라는 자금지원
계획을 세우고 마스타플랜 짜는데 여념이 없다고 한다.
김대중대통령이 대구를 방문 섬유업계 지원을 약속한 이후
주무부서인 산자부가 섬유산업발전안 마련에 눈코뜰새가 없
다는 소식이다.
박태영 산자부장관은 당초 10년 계획으로 섬유산업발전안 마
련에 나섰으나 5년 계획으로 수정을 가해 내년부터 실질적으
로 예산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나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親섬유 시각을 주무부서 장관이 알아서 챙기는
것인만큼 섬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할나위없이 바람직
한 일이다. 사실 대통령의 섬유산업 챙기기는 예전에도 없었
던 것은 아니다. 김영삼정부도 섬유산업 예찬론을 줄기차게
거론했으나 모두 龍頭蛇尾로 끝났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사
양론에 의해 실의에 빠진 섬유인을 달래기 위한 일회용 캄플
주사같지는 않다.
섬유산업의 부가가치는 타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고 첨단생활
문화산업으로서 육성하면 섬유르네상스의 구가에 대한 확신
이 서있음을 대통령의 대구방문으로 느꼈다.
이와함께 지난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섬유산업연구회 창립준
비 모임은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흡족한 기회가 됐다.
연구회 주역이 될 국회의원은 물론 주무장관인 박태영 산자
부장관을 비롯 섬유산업의 중요성과 국가기간산업으로의 역
할을 적극 강조해 오랜만에 섬유산업이 재평가를 받는 기회
가 됐다.
솔직히 말해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산업으로 섬유산업을
능가하는 산업은 없다며 정부당국자나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선창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섬유단체장들의 그동안 침울하고 굳었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흐르는 순간이었다.
정부나 입법부가 앞장서 섬유산업육성론을 들고 나서는데 섬
유기업인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문제는 섬유인들
의 의식이다. 그냥 구제금융을 받는다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면 본말이 전도될 수 밖에 없다.
정부·입법기관이 섬유산업을 아끼고 국가 핵심산업으로 키
우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이해해야할 시점이다.
덧붙인다면 앞으로 섬유인들은 다른 업종으로 外道하지 말고
오로지 돈을 벌던 못벌던 외길 섬유인의 장인정신으로 경영
을 해달라고 충고하고 싶다. 또한 금융인들도 진짜 돈을 벌
려면 섬유산업을 지원하는 길이 가장 빠르고 올바른 길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