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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깊은 사랑 있으면
그 사랑만이 고귀하여라
어떤 이 그지없이 개를 사랑하고
또 어떤 이는 매나 정구를
마음껏 즐기고
사랑하는 이의 팔에 안겨
이 세상의 행복을 꿈꾸는 사람도 있으나
나, 다만 홀로 낚시를 즐기네.
사냥에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
매장이도 또한 산과 들 헤매네.
도박은 마음을 어지럽히고
사랑의 천사는 육체의 파멸
낚시의 길(釣道)만 아무 우환이 없네.
이 세상에 즐거움 태산같이 많으나
내키는 대로의 낚시가 제일
낚시만이 홀로 즐길 수 있고 자유로운 천지를 노래한다네.
허나 우리는 바다를 생각지 않네.
맑게 흐르는 강가에서
그 고요한 잔물결 지켜보며
내 생애를 돌이켜 본다.
나 또한 저 흐름이 되어
흐르고 흐르며 세월을 잊네.
소녀처럼 수집어 하는 “송어”여
그대가 미끼를 단숨에 삼켰을때
이따금 나는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그대가 유혹에 걸려들지 않을때
욕심에 양심을 파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하나님에게 기도 드
리네.
허나 우리는 낚시줄을 드리운다.
잠시 시작조차도 잊고
하늘의 베푸심이 나타났을 때
나 벗들을 불러다
즐겁게 밥상에 둘러앉네.
잡은 고기 먹는 것 즐겁건만
아무 조과(釣果)없어도
마음은 고요해.
행복은 나와 함께 있는 것
하늘은 물고기 잡는 어부를
사람의 마음 낚는
어부라 하셨으니
그 어부보다 더 큰 즐거움 없으리
낚싯줄 들이우고
하늘에 감사하네.
우리가 사랑하는 그리스도는
인간 세상에서 선택된
최초의 인간에게
어부의 이름을 주셨으니
하나님은 임종 때
물고기를 드셨노라.
하여 나 또한 강가에 서서
하늘의 뒤를
따르는 자이러라.
▼지난 호에서도 「조어대전(釣魚大全)」의 작가 “아이자크
월턴”의 전기작가(傳記作家)로서의 명성을 간단히 소개한바
있지만 그는 조어대전이란 제목옆에 「낚시는 명상(瞑想)하
는 사람의 리크레이션」이란 부제목(副題目)을 달고 있다.
그는 1593년 영국 스탠포드주(州)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1653년-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 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이 「조어대전」은 지구촌 수많
은 낚시인의 바이블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이 시(詩)도 월턴
의 <낚시예찬詩>의 하나다.
▼「낚시대전」은 그의 나이 60세때의 저서다. 그후 300여년
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80판을
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온갖 출판사에서 갖가지
형태로 쏟아져 나와 이제는 그 <판수>를 헤아리기 조차 어
렵다는 얘기다.
그 비밀은 「명상하는 사람의 리크레이션」이라는 부제에 얽
힌 낚시철학-인생철학-자연예찬론 등 때문임이 분명하다.
▼아직도 새벽이른 아침엔
찬바람이 모질지만 그래도
봄이 분명하니 낚시채비를 해야하지 않겠는가-.
-<월턴>의 詩같이 낚시는 인간을 자연으로 동화시키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