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3일까지 진행화섬업계, 대응책 마련 ‘부심’
중국이 한국 폴리에스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함에 따라 국내화섬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대외무역 경제합작부는 지난 4일 ‘중화인민공화국 반덤핑 및 반보조금 조례’에 의거, 한국산 폴리에스테르 칩 및 PSF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반덤핑 조사는 내년 8월 3일까지 진행되며 특수상황일 경우 6개월 연장하게 된다.
또 작년 7월 1일부터 금년 6월말까지 한국에서 수출한 물량에 대해 실사가 진행될 방침이다.
중국측은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국내 화섬업체(휴비스, 고합, 대한화섬, 효성, 동국무역, 한국합섬, 코오롱, 태광, 한일합섬등 14개업체)에 대해 PET-chip 52.9%, 단섬유 48.4%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할것으로 알려져 국내 화섬업계의 발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해당 업체는 20일 내에 덤핑조사에 대응여부를 밝혀야 중국측에서 질의서를 발송하게 된다.
국내 업계 반응
국내 화섬업계들은 그동안 주력 수출시장인 중국에 의존도가 높았고, 중국을 수요처로만 인식했던 것이 큰 오류라는 것.
화섬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반덤핑 조사 사태는 몇 년전부터 예고돼 왔었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한국산 제품만을 꼭 집어 조사를 한 것은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지난 ‘한·중화섬대표자회의’에서도 화섬산업의 공조 및 대화로 사안을 풀어가자고 했지만, 이번 사안은 양쪽 화섬협회들의 중재가 어렵다는데 있다.
이와 관련 화섬협회 관계자는 “중국 화섬협회 역시 회원사들이 제소를 요청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반덤핑 조사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덤핑 조사 품목중 PSF 의 경우 휴비스가 생산물량의 40∼50%가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휴비스측 관계자는 “한번 덤핑제소를 당하면 5년간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점점 수출시장에서의 무역장벽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PSF 품목의 경우 EU, 터키, 인도, 멕시코, 아르헨티나, 일본등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거나 조사가 진행중에 있는 실정이다.
한편, 한국의 대 중국 PET-chip 및 PSF 수출 규모는 1999년 3억8,000만달러, 지난해 4억 5,000만달러로 증가했다.
KOTIS 중국통계 중 PET-chip(HS 39076019) 경우 지난해 1억8,834만달러(26만여톤)를 수입했으며, 이중 한국산 제품은 1억만달러(13만여톤)에 달한다.
또 올 1월에서 6월까지 한국산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65.9%가 감소한 1,973만달러(3만여톤)를 기록했다.
아울러 PSF 품목(HS 55032000)은 지난해 5억1,999만달러(59만여톤)를 수입했으며, 이중 한국산 제품은 3억4백만달러(35만여톤)를 수입했다.
또 올 상반기 한국산은 전년동기대비 2.7%가 감소한 1억2,964만달러(16만여톤)로 집계됐다.
최근 중국은 WTO 가입을 앞둔 상황에서 국내 화섬업계에서는 수출관세가 소폭 하락이 예상돼 쾌재를 올리는 상황에서 반덤핑 조사라는 철퇴를 얻어맞게 됐다.
특히 중국은 계속해서 화섬 자급율을 높이고 있어 이러한 결정을 쉽게 철회하지 않은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화섬업계 대응
화섬업계는 지난 6일 임원회의을 시작으로 현사태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화섬업체 관계자는 “이번 덤핑조사의 경우 대응하자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중국에서 대만 및 아시아 화섬업체에 대해 동시에 제소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응한다손 치더라도 무혐의 판정은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며, 차후 대만 및 동남아시아와 가격경쟁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산자부, 통상교섭본부, 화섬협회 중심으로 대표단을 구성해 중국화섬협회, 덤핑관련 부서, 개별 화섬업체들을 방문할 계획이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조만간 정부관련 부처와 협력해 사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특히 중국 다운 스트림 업체들과 접촉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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