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회복 지연으로 국내 섬유경기가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화섬업체들은 구조조정 지연, 공정위 조사, 무역규제, 장기파업등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워크아웃업체를 비롯 부실화섬사들의 구조조정 방안들은 채권단들간의 이해관계와 정부의 의지부족등으로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또 대구 공정위는 화섬사들의 가격담합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고 있어 화섬업계가 초긴장상태다. 아울러 주력 수출지역이던 중국이 지난 13일 PSF, PET-chip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고, 울산지역은 70여일 이상의 장기 파업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구조조정 지연> 현재 화섬협회 회원사들은 총 15개 업체로 워크아웃 3개사(동국무역, 고합 새한), 화의 1개사(금강화섬), 법정관리 1개사(한일합섬), 대하합섬 파산등으로 화섬경기악화로 인해 부실화가 가속되고 있는 추세다. 우량기업들의 인수설들이 제시되지만, 채권단의 높은 가격제시등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즉 코오롱의 경우 금강화섬의 화섬생산설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채권단이 장부가액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측은 “현재 코오롱과 협상은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새한 구미공장의 화섬부분 매각 역시 상반기에 매각한다는 방침에서 올해안을 넘기지 않겠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인수업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가능성을 타진했던 휴비스, 도레이 새한등의 관계자들은 화섬경기 악화로 인해 투자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에서 누가 화섬설비를 인수하겠는냐는 반응이다. 휴비스 관계자는 “일단 휴비스가 올 상반기 통합 시너지 효과를 냈지만, 추가적인 통합으로 시너지가 증폭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내부적으로 인수검토는 했지만, 모사인 삼양사·SK-케미칼의 출자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고합 역시 컨설팅만 거듭되고 있지,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태다. 최근 영안모자는 고합의 유화부분 인수의사를 일부언론에 밝히지만 업계는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고합의 Good·Bad등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방법과 함께 공장별 분사를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정위 담합 조사> 공정거래위 대구사무소측은 지난 6월 ‘크린 마켓 프로젝트’팀 가동을 통해 화섬업체 담합의혹 실사를 진행했다. 즉 화섬협회를 중심으로 한 회원사간의 부당 담합행위에 대한 조사가 서울과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효성, 휴비스, 코오롱, 한국합섬등 총 11개 화섬업체의 PEF, PSF, 나일론 품목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측의 최종 조사에서 담합혐의가 드러날 경우 위반 품목 매출액의 5%의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화섬협회는 변호사를 선임하는등 차후 파장을 막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역규제 증가> 주력 수출 지역에서의 무역규제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PET-chip, PSF 품목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실시는 화섬업계에게 치명적이다. 중국측의 화섬생산설비, 원료사업의 자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자국 사업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국내 화섬업계는 중국화섬협회와 협의를 통해 무역마찰이 불거지는 것을 막아보자고 했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주력 수출국가였던 중국마저 반덤핑관세가 적용되게 되면 국내화섬사들의 수출은 사실상 신규시장 개척없이는 불가능한 상태다. 현재 9개국에서 15건의 피제소가 있으며 이중 장섬유 3건 단섬유 9건, 나일론 2건, 아크릴 1건, PET-chip 1건이다. <파업 악화> 두달 이상의 울산지역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노사간의 통큰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태광산업의 경우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28일 정리해고 통지서를 보낼 것으로 알려져 노동계의 반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효성 역시 노사간 법적으로 협상은 끝났지만 노동조합은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효성 울산공장 상황실 관계자는 “노사 대표의 조인이 끝나서 법적으로 파업은 종결됐다”며 “현재 미복귀 인원은 20%로 재교섭을 요청하고 있지만 사측은 더 이상 교섭은 없다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20일까지 복귀를 요구했으며, 미복귀할 경우 결근사유로 포함돼 일주일 이상 지연될 경우 해고사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합 역시 울산공장의 파업은 마무리됐지만, 의왕공장은 차후 구조조정의 해외이전 가능성이 높아 노사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이기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