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와 번영을 파괴하는 굉음
로마제국이래 가장 강력한 패권국가 미국이 ‘소수의 얼굴없는 적’에 의해 참혹하게 당했다.
이념과 종교에 현혹된 미치광이들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들이 거침없이 유린됐으며, 자랑스럽던 미국의 상징물들은 전세계의 눈앞에서 속속 무릎을 꿇고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수모를 당한 미국은 말 그대로 ‘3族을 멸하겠다’태세의 초강경 보복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나섰지만, 실상 어디를 보복하고, 어디까지 공격해야 할 것인지 그 실체의 불분명함에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테러의 주범이 있다고 하면, 그에게 거처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나라 전체를 보복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쟁을 선포한 적도 없고 전쟁할 의사도 전혀 없는 국가와 국민들이 피를 흘리게 해도 되는 것인가.
폭발할 곳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분노의 향방에 지금 전세계는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혼란스러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이념과 종교, 전쟁과 평화의 통념을 뿌리째 뒤흔드는 광기어린 테러리즘정도로 이번 사태를 짐작할 것인지 아니면 예언가의 말처럼 문명의 충돌로 시작되는 3차대전의 불길한 징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지금 전세계는 전대미문의 불안함과 모호함속에 급속히 빨려들어가고 있다.
두렵고 무서운 ‘The day After....’
그 옛날 이세계를 지배했던 공룡의 멸종의 시나리오는 미미한 바이러스의 공격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무지막지하게 거대해진 몸집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아진 머리는 자신의 몸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고, 실지로 그로 인해 멸망해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를 또다시 섬뜻하게 만드는 것은 천하의 미국을 졸지에 매케한 ‘흙먼지속의 땅강아지’로 만들어 버린 실체가 SF영화속의 최첨단 고성능 무기들이 아니라 칼과 마분지 그리고 몇가지 절단기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또 중요한 것은 거대한 미국의 심장부를 공격한 것은 국가적 차원의 공격이 아니라, 국적이 여러갈래로 흩어진 초국가적 테러집단의 증오심이였으며, 그 미미한 존재들은 천하무적 미국의 방위망을 너무도 손쉽게 뚫고 들어와 그 거창하고 거대한 MD전략을 조롱하듯 하루아침에 쓰러트렸다는 것이다.
두렵고 무서운 이야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확도 99%를 기록한 대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멸망의 예언시 ‘The day After...’1%의 운율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공포가 바로 그것이다.
예언된 서양의 몰락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널리 알려지자 젊은이들이 그를 찾아와, “당신의 예언 때문에 불안과 자살이 늘고 있다”고 항의를 시작하자 노스트라다무스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이 사실을 안다는 게 자살의 이유가 되는가,”
생각해보면,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화재 지진 학살 전쟁 등은 어느 세기에나 있어 왔으며, 다만 과거에는 CNN 방송이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더구나 종말론이란 서양의 직선적 역사관이 낳은 결과로, 동아시아 전통세계에서는 ‘인류 멸망’이라는 주제를 두고 사회가 심리적 공황에 빠지는 일은 없었지 않은가.
그런의미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대 예언의 기본은 서양문명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시대 가치관의 실체
피터 드래커의 ‘포스트 자본주의’를 읽다보면, 무력과 부가 지배하는 가치관에서 지식과 지혜가 지배하는 시대로 대이동의 과정이 나온다.
이것은 모든 경제와 정치 모두가 ‘세계 최고’라는 이름하에 진전되는 한편에서 맞게 될 인류의 무력감으로 휩싸여질 이 거대한 몰락은 ‘문명의 충돌’이라는 말로 종종 대처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이해하기 쉬운 것은 지금까지의 ‘가치관의 대변혁’의 도래다.
사실 오는 21세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혀 새로운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한다.
혼란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과학으로 풀 수 없는 불가사이한 세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패션계에도 예외없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의 입에서도 컬러 트랜드란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별들의 영향으로 그해의 에너지의 강약과 여러물질이 그대로의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며, 실지로 유럽의 컬러리스트들은 트랜드 컬러의 영감을 별자리의 점성술에서 도출하고 있다고도 한다.
또한 음양오행의 플러스 마이너스 현상을 기본으로 컴퓨터 2진법이 개발되었다는 말등은 동양 철학을 정신병의 치료로 응용, 치유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티벳이나 오지의 문명에서 도출되는 각종 이색적인 디자인, 혹은 컬러의 신비로움이 새로운 가치관으로서 등장하는 것도 이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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