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코엑스 전시장에서는 제 36회 서울 국제기능 올림픽 경기가 열렸다.
경기직종 39개와 시연직종 6개로 총 45개 직종에 35개국 약 7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행사에는 공식 기술대표와 심사위원만해도 1300여명에 달하는 빅 이벤트였다.
한국은 금 20개 은 5개 동 7개의 메달을 획득해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나는 양장(Ladies’Dressmaking)직종에 shop master로 참여했다.
양장 직종은 11개국(한국, 캐나다, 스위스, 프랑스, 핀란드, 홍콩, 일본, 말레이시아, 노르웨이, 대만, 태국)이 경기에 참여했으며, 경기 과제는 민소매 원피스와 재킷을 4일 22시간안에 패턴배열, 원단컷팅, 다림질하기, 손바느질과 재봉기를 사용제작해야 한다.
한국선수들은 예외없이 분투하여, 최인희(광주대1년)는 역전에 성공해 양장직종에서 실로 오랜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햇으며, 은메달은 대만이 동메달은 일본이 차지했다.
선수자신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참으로 통쾌한 순간이었다.
묵묵히 기술지도한 선생과 거의 국산장비를 사용하여 대회를 치른 선수들도 그렇지만, 재봉기, 프레스, 보일러, 바디 등 특히 썬스타 재봉기는 품질 면에서 완벽했고 그 회사에서 파견된 직원들의 성실한 지원도 돋보인 행사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사회에서의 기능을 무시하는 풍조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대회기간동안 패션관련 관계자와 관련 기자 분들의 관심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패션지망생들이 이번 국제기능 올림픽에서는 아주 미미한 관심으로 그저 기능을 사랑하는 소수 분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평소에 명품이란, 디자인과 패턴, 봉제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유명브랜드들을 보면 물론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소재에 따른 패턴과 바느질 기법이 연구되어서 명품인 옷으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시스템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이렇게 만든 옷을 가지고 세계화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폐회식에서 젊은 학생 관중들이 메달을 딴 선수를 호명 할 때의 환호보다 초청된 댄스가수들이 나올 때 환호가 더 커서 외국인 참관객들이 오히려 어안이 벙벙해 하는 것을 봤을때 씁쓸한 느낌을 감출수 없었다.
기능 인력의 가치와 중요성이 증대되는 오늘날이다.
예전의 배고프고 못 배운 사람들이 홀대받으며 일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화사회에 발 맞춰 고도의 기술과 능력으로 변화하는 산업사회에 적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능인력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고 사회적 지휘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 거의가 디자이너로서의 진출만 희망하고 패턴이나 봉제 쪽은 희망자가 전무한 상태다.
나는 이러한 요소가 패션계 발전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국제기능 올림픽에서 대학재학중인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패션 지망생들이 패턴과 봉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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