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과는 달라서, 요즘 패션계에는 ‘절대 유행’이라는 말이 없다.
90년대의 ‘그런지’ 혹은 70년대 ‘히피’가 혹은 갈리아노식 40년대 꾸뛰르의 재현등, 한동안 ○○年代風이라는 단어로 간신히 ‘트랜드’라는 화두를 이끌어 오긴했지만, 90년대말 낡은 옷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21세기 전부가 병렬로 직결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런던과 밀라노등에서 열리고 있는 해외 컬렉션도 마찬가지로, 80년대를 중심으로 60년대 ‘코스모 걸’이 등장하는가 하면, 19세기말 빅토리언 스타일도 있어 마치 여러 세대가 한꺼번에 뒤범벅되어 사용하고 있는 옷장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80년대 풍이나 60년대 풍, 혹은 마린스타일, 오피서 코트스타일등등, 이름은 많지만, 그들은 이미 원형의 뿌리를 유지하고 있기 보다 X세대의 낡은 옷이나 군방출물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듯한 여자아이들의 모습을 일부러 재현하고 있는듯한 양상도 보이고 있다.
커스토마이즈계의 크리에이션도 공통적인 어떤 흐름을 보는 테이스트는 ‘빈테이지’.
패션 디자이너들은 최근 낡고 오래된 옷들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낡은 옷같지만, 낡은 옷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새로움. 그렇지만 오래된 옷의 풍미에 뒤지지 않는 것.
노스탈지아가 감춰진 신선함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이런 낡은 감각은 텍스타일에서도 얻을 수 있고, 실루엣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결코 단순한 재현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가 고도의 테크닉적인 면이 가미된 절대적인 오리지널이 중요시 되는 것이다.
백과 부츠에는 마치 19세기의 빅토리언 시대의 타임 캡슐에서 막 일어난듯이 벨트에 잔잔한 금이 간듯한 것까지 나오고 있다.
이것은 또한 이전의 스타일만에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 빈테이지가 내포하고 있는 ‘시간’ 까지도 새로운 크리에이션으로 표현되고 있는 요즘이다.
즉, 빈테이지가 창작을 자극하고 있는 시대를 디자이너들은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유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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