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션어드바이스] 세기말이 시사하는 모든 것…유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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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본주의의 서막 1999년이다.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에서만 상상했던 「세기말」이라는 단어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기 이전에, 당장 먹고 살 문제가 더걱정인 우리는 이 끝과 시작이라는 테마를 약 간은 민숭민숭한 모습으로 맞아버린 느낌이다. 그런데, 남들은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유럽은 유로貨라는 단일통화의 등장으로 경제대통합의 꿈을 펼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정보 통신혁명을 들 고 나서 세계 무대장악의 꿈을 이루려 하고 있다. 시대는 이제 공업력이 아닌, 정보를 축으로 하는 신 자 본주의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미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정보 통신 기술과 결합된 첨단 금융공학의 등장 으로 하루 1조달러의 자본이 국경을 비몽사몽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1백 50년전, 마르크스는 급진하는 공업화 사회와 소외 되는 인간을 바탕으로 「공산당선언」을 썼다. 갖은자와 못가진자의 모순을 실날히 비판했던 한천재의 구상은 비록 유토피아적 몽상으로 사라져버렸지만, 지 금 세계는 정보와 기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자와 그렇 지 못한 자, 정보를 조작하는 자와 정보에 농락당하는 자로 다시 나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양자의 불평등은 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거대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 한다. 최첨단 사업과 패션산업 변혁 아무리 엄청난 역사적 변화도 너무나 가까이서 진행되 면 스쳐가는 일상에 불과하다. 따라서「한세기의 끝」이라는 단어보다는 「신세대의 전주곡」으로 새롭게 정의되어질 가치관과 패션비지니 스의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실지로 컴퓨터계의 황제 빌게이트가 예언하는 미래 세 계의 청사진을 읽고 있노라면, 이제 인간이 할 일이라 고는 「먹고 노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듯한 나른한 꿈에 부풀곤 한다. 가상현실을 경험하게 하는 3D(3차원 입체현상)의 세계 나 인터넷 판매세계는 영화나 오락실에서 활용된지 오 래이며, 최근에는 인간의 상상력을 최대로 활용한 첨단 디지털 사업도 목하 성업중에 있다. 또한, 인터넷 판매사업 역시 연간 40%이상의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신종 호황산업으로 사람들의 가처분소득 유출원의 넘버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런 속도로 가면 이 멀티미디어 산업은 향후 20년 안에 기존의 산 업구조와 유통 시장을 송두리째 뒤엎어 소비자와 공급 자간의 새로운 변혁이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 무한대에 가까운 상상의 세계 우선 소비자들은 키보드 몇개만 두들기면 인터넷 홈페 이지가 열리고, 간단한 수속 몇단계만 거치면 해외의 유명 브랜드에 대한 정보가 한눈에 펼쳐지는 등, 개인 적인 차원에서 국경을 넘어선 쇼핑의 별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한술 더떠서 가상화면을 이용하면 매장의 옷을 화면상으로 직접 입어 볼수 도 있다니까, 인간의 무한 대에 가까운 상상력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그리고 CD-ROM을 이용해서 메이커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조직이 체계화 되면, 기업이 개 인에게 접근하는 길도 급속도로 확대되게 될 것이므로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에 이르기까지 업계의 틀과 유 통의 경계를 넘어서 그야말로 국제적인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다. 도깨비 방망이 같은 미래. 이런 디지털세계는 그 양적으로 엄청난 정보를 쏟아내 므로 소비자 변화의 정도를 가속화 시켜, 시장의 세분 화는 물론, 개성창출에 박차를 가하게 되어 새로운 마 켓 형성의 촉진을 가져올 것임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막대한 컴퓨터의 전산망과 고도의 서비스, 아이템의 차별화 등을 무기로 무차별 침투해올 해외 브 랜드들의 공략등은 향후 우리의 패션산업 자체를 사면 초가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주변환경을 이리저리 조합해서 이야기하다 보 면, 사람들은 금방 질려한다. 기계와 전자…그리고 디지털 사회라니, 그런 딱딱한 이 야기는 패션디자이너들에게 매력적이지도 못하거니와 아직까지는 황당무계한 도깨비 방망이 같은 이야기라 고...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런 미래는 반드시 온다는 사실이 다. 손가락 몇개 까딱이면서 화면만 바라보면 모든 것이 해 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옷을 구입하라」 는 광고가 설득력 조차 없어질 시대. 격감하는 세대와 계층, 그리고 구태의연한 웨어링 제안 등에 매달려서 우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천년을 준비하는 화두... “자신감” 남이 말하는 미래를 생각하고 나의 현실을 보면, 너무 나 막연해서 할 일도 없는듯하다. 정초부터 숨막히게 돌아가는 갖가지 정보들을 접하면 마음이 덩달아 급해지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때일수록 「아이덴티티란 무엇인가」에 대 해서도 자주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지금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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