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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류 수출이 난기류에 휩쓸리고 있다. 전년대비
의류 수출은 세계적인 니트 및 스웨터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두자리수 이상 증가했으나 연말부터 불어닥친
급격한 환율 가치 상승은 한발 한발 업계 숨통을 조여
오고 있다.
더구나 작년 한해 우리 업체들은 수출가를 대폭적으로
인하, 올해에는 채산성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으나
이같은 상황에서는 채산성 확보는커녕 오더 수주에도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의류 수출 업계가 바라
보는 적정 환율은 섬유류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강한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1,250원대. 기타 품목은 최
소한 1,300원대는 유지돼야 전년도 수준의 수출이 가능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제 1,100원이냐 1,200원이냐를 놓고 설왕설래
하는 국내 수출 업계 화두는 우리 섬유 업계의 수출 의
지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이곳저곳에서 수출 진흥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는 지탄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이어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은 수출 담당 직원들은 기
본적인 수출 원가 산정문제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
에 이제는 이미 받아 놓은 오더까지 수출을 하면 할수
록 손해가 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올해에는 고가 수요는 안정되고 저가 수요가 위축
될 것이라는 일반적 해외 수요 전망마저 역전 현상을
일으켜 고가 수출에 강점을 갖고 있던 업체들도 수출
오더 확보가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EU 지역의 이상 기온은 올해 막
대한 양의 의류 재고를 양산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의류 수출 업계는 설상가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야말로 뾰족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막
연히 정부입만 바라보고 대책 마련을 기다리다가는 올
해 장사는 다 망칠 지경이니 업체들의 어려운 사정은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불보듯 뻔하다.
이지경으로 간다면 약 2.5% 내외의 증가율을 예상하고
있는 제품 수출 업계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으로 뒷걸
음질칠지도 모르는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류 수출
업계는 의외로 조용하다.
정중동의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중일까. 그렇지 않다면
늘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을 인정하
고 넘어가는 것일까.
안타까운 점은 업계 전체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컨
센서스 형성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각개 전투식 싸움에 익숙해 있는 우리 의류 수출
업계는 왜 이같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아무런 제 목소리
를 내지 않고 있는 것일까.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