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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의 정면도전의 시대
70년대 중반, 여성해방운동이 불꽃처럼 번져갔을 때, 선구적인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보수적인 동화를 각색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지금까지 백마를 탄 왕자를 통해서만 비로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 같은 소극적인 이야기는 성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어린 소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판단에서 였다.
‘신념의 차이가 있다면, 왕자의 청혼도 거절할 수 있다’는 당당한 여성상은 순식간에 전세계의 많은 억압받는 여성들에 있어 동경의 대상으로 부각되었으며, 그 자체가 커리어우먼의 상징이 되었다.
바로 이전까지, 가녀린 허리와 가슴의 표현으로 지나치게 연약한 여성미를 강조한 미적통념도 무너졌으며, 남성들과 대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모든 여성에 있어서 목표이자 대리 만족이기도 했다.
그리고 디자이너 코코샤넬은 이런 패션의 통념에 과감히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 남성들만의 테일러드 수트를 여성들에게 입혔고, 남성 권위사회에의 정면 도전장을 내놓으면서 전통사상과 완전 대립구도를 연출하여 여성운동의 선구자로서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물론, 패션의 성개방의 움직임은 여성복 부문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많은 신인 디자이너들이 타폴리에 (에이프론)을 활용하거나 셔츠를 팬츠위에 내놓는 스타일의 연장선 등의 이질적인 융합으로, 멘즈와 레이디스의 범주를 넘나드는 패션을 선보이고 있는 시도도 서슴치않게 일어 나곤 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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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리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최근 몇년전부터 여성들은 내추럴 낭만주의에 휩싸여 있다.
이른바 ‘프린세스 신드롬’이 일종의 미적가치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이고, 일종의 커리어 우먼의 상징도 뒤집히고 있는 것이다.
다소 연약하고 투명한 자연스럽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소공녀 스타일이 다시 뜨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갸냘픈 소녀의 느낌과 섹시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여성의 감성을 표현하려는 기획이 영커리어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자수와 스팽클, 금속장식 등의 디테일을 사용한 패션과 약간의 낭만주의가 채색된 옷들이 팔려나간다는 것은 일종의 다양함이다.
컬러와 소재면에서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주장하거나, 남성 우월사회에서 남성과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투복 같은 수트를 주장하지 않아도, 내가 여자임을 증명시킬 수 있는 무언가의 소스, 즉 궂이 남성적이 아니어도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다는, 바로 자신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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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행복의 기준 변화
누구나 평범하게 일하고, 여성이 직업을 갖고 있다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과 실지로 많은 사람들이 커리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어떤 하나의 취향으로 뭉뚱그려 표현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패션은 커리어복에 여성스러움이라고 하는 개념을 접목시키는 스타일로서, 단순히 남성을 유혹한다는 섹슈얼리즘이 아니라, 기존의 커리어 우먼이 주는 다소 딱딱하고 경직된 고정관념의 희석이다.
그러므로 향후 이런 심리적 변화는 상품개발과 매장 연출에 대해 많은 변화를 예고함과 동시에 지금까지와는 뭔가 또다른 방향으로 단지, 직업상의 커리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연출과 함께, 보다 다양화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 틀림없다.
이것은 동화 속 신데렐라의 행복 기준이 너무나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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