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생명 너무 짧다패션비전 찾는 장수기업 의지 ‘뚜렷’
가치 지속·이미지쇄신 동시 ‘해체와 통합’성도·PAT 등 끊임없는 변신…늙어 없어지는 기업문화 없다 최근 몇 년간의 소비자와 패션시장의 변화는 한국패션역사에 큰 줄기를 형성해온 패션기업들에 대변혁의 주체적 움직임을 강요하고 있다. 패션리더를 자처하던 중소업체들이 무너지고 자본력이 패션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보인다. 패션 전반에 뉴패러다임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의 생명은 단축되고 시장 진입과 성숙과 쇠퇴가 너무나 순식간에 이뤄져 브랜드이름을 기억속에 담기도 전에 사라지기 일쑤다. 장수 패션브랜드사들이 대변혁의 기로에서 또다른 성장기 진입을 바라보며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주고 있어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과 문화가 있는 브랜드의 가치를 지속시키며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가동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성도가 오는 7월1일 톰보이로 사명을 전환하며 새롭게 태어난다. 성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가톰보이’ 프로젝트를 짜고 올들어 본격 가동시켰다. ‘해체와 통합’의 과정이 한국 영캐주얼의 산역사인 ‘톰보이’를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성도는 마케팅부서 총괄에 김강화 전무를 영입하고 성도가 가진 최고의 무기 ‘톰보이’의 가치를 중심으로 조직을 새롭게 했다. 기업명도 톰보이로 바꾸는 과감한 인식의 전환을 시도, 톰보이사업본부, 남성복사업부, 톰스토리사업부 등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톰보이 사업본부 안에는 ‘톰보이’, ‘톰보이위즈’, ‘톰키즈’, ‘빔스’ 등을 통합시켜 ‘톰보이’ 패밀리화의 구도를 갖췄다. ‘톰키즈’는 이미 ‘톰보이 키즈’로 표기를 병행하고 있고 ‘빔스’는 톰보이 유니섹스캐주얼 브랜드 ‘톰보이진’으로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올봄 첫 출시된 ‘톰보이’의 고급라인 ‘톰보이 뉴욕’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하이클래스 라인이 출시되고 이와 함께 톰보이멘즈도 출현할 예정이다. 성도의 ‘메가톰보이’ 전략에서는 ‘톰보이스포츠’, ‘톰보이 라이프’ 등 패밀리화는 물론 토틀라이프스타일 지향의 면모가 보인다. ‘톰보이’가 그간 생존하고 볼륨을 형성해온 것은 중용의 미덕이 바탕이 됐다면 이번 ‘톰보이진’은 기존 20, 30대 고객들에게도 새로운 이미지를 선사하고 10대서 20대초 패션리더들도 신고객층으로 확대, ‘톰보이’의 쇄신을 위한 이미지 전략의 시작이다. 김강화 전무는 “똑똑하고 감각있는 디자이너 한명에 의존해 히트아이템을 전국 매장에 똑같이 출시, 영업하는 시대는 끝났다. ‘톰보이’는 현재 100여개의 유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의 캐릭터로 전국의 상권과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근 SPA 전략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각 상권에 맞는 다양한 얼굴의 매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라고 분석하며 ‘메가톰보이’ 전략이 실현되면 전국 어디에서나 상권 특성에 맞는 고수익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결국 ‘메가톰보이’ 프로젝트는 넌에이지, 유통 대응의 궁극적 목표를 갖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 옛날의 독립문 메리야스가 바로 타운캐주얼 대표 브랜드 ‘PAT’다. 1940년대부터 사업을 시작해 60여년의 장수 브랜드로 내수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에 상표를 등록, 매장도 오픈했고 채시라를 모델로 젊은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과감한 변신에서 멈추지 않고 브랜드 로고 변경 등 다각도로 이미지쇄신 작업을 지속시키고 있다. 90년대 트렌디한 패션을 히트시키며 갑부 된 한 젊은 경영인이 브랜드 리뉴얼 몇 번에 실패, ‘패션비전없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패션사업으로 돈을 끌어 모으고 그 자본을 부동산, 인터넷, 건강관련 등으로 ‘돈되는 사업’에 쏟아 붓고 있다, 최근 직원들 임금 주는 것도 힘들다며 연봉 삭감, 임금 미루기를 반복하는데 고통분담의 차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앞선 트렌드를 제시해 최고의 성가를 구가하던 브랜드가 몇 시즌을 못 넘기고 시들해진다. 2년 수명을 넘어가는 신규브랜드도 찾아보기 어렵고 한국 패션시장을 주름잡던 패션문화 기업들도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도 있다. 이러한 ‘패션비전 없음’ 의식이 팽배한 혼돈기에 패션의 한 우물 속에서 인식을 전환시키며 새로운 정신으로 성장을 일궈나가는 기업들에 한국 패션의 미래가 있다. /한선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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