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 선진화 政·官·産 뭉쳤다
발전대책위 가동 종합적 청사진 제시
한국섬유패션산업 미래가 여기에 있다.
봉제부문 선진회를 위한 정·관·산 연계 발전대책위가 가동됐다.
박훈 산업연구원 섬유패션 연구위원의 연구내용을 중심으로 종합적 청사진을 갖추려 소개한다.
세계적인 패션의류도시 밀라노.
그러나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밀라노는 영국과 프랑스의 하청기지에 불과했다. 밀라노를 중심으로 한 지역클러스터의 형성과 지역별 전문화 및 특성화의 성공이 오늘날의 밀라노 패션을 탄생시킨 것이다. 현재 각 지역클러스터에서 봉제, 직물 등 2만 5000여개의 중소기업들이 협력하여 2000여개의 유명패션브랜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반면 뉴욕, 동경 같은 패션 중심지들은 중국 등으로의 해외 아웃소싱이 급증하여 자국 봉제업의 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봉제 등의 섬유산업 생산기반의 급속한 위축은 패션의류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밀라노의 예처럼 봉제업도 전문화, 특성화를 유도하고 생산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면 경쟁력 있는 업종으로 변화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봉제업은 영세화, 인력부족, 과당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션의류 제품 생산의 최종공정인 봉제업이 경쟁력을 가질 때 우리나라 패션의류산업 또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이에 정부는 그동안 정책 대상에서 상대적 열위에 놓여 있던 봉제업을 대상으로 생산시설의 집적화, 생산인력의 안정적 확보 등의 지원육성책을 마련해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봉제업의 특징과 애로사항
산업자원부는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올해 3-4월 전국 200여개의 봉제업체에 대한 현장방문 및 설문을 실시했다.
봉제업의 노동집약적이고 진입장벽이 낮은 특징 때문에 전체 봉제업체수의 94%가 20인 미만의 영세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봉제업체 종사자수, 업체수, 생산액은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봉제업이 패션의류산업에 종속되어 자가공장생산(12.8%)보다는 하청생산(87.2%), 자가상표수출(6.7%)보다는 OEM수출(93.3%)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업장 대부분이 임대료가 싼 지하공간에 위치했고 생산설비 다수가 노후화 되어있다.
저임금, 업종기피 현상으로 인력부족이 심각했고 종사자의 73%가 40대 이상으로 신규인력 확보에도 곤란을 겪고 있다. 동시에 중국으로의 아웃소싱 증가로 일감 감소, 과당경쟁 및 원청업체의 납품단가 인하요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영세 봉제업체들은 정부에 대해 봉제단지 건립(26.3%), 인력난 해소(24.6%), 마케팅 지원(17.5%), 기술개발지원(7%)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생산시설의 집적화, 생산인력의 안정적 확보, 특성화 전문화를 통한 시장대응력 강화를 중심으로 세부적인 지원대책을 수립 중이다.
생산시설의 집적화는 이번 대책의 핵심으로서 완결형 의류생산 시스템 구축이 목표이다. 패션의류봉제단지(가칭)를 건립하여 재단전문업체, 봉제업체, 기획디자인업체, 마케팅프로모션업체 등을 입주시켜 규모의 경제, 빠른 시장대응능력, 경쟁력 강화 등을 이룬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박훈 박사는 “패션의류봉제단지는 한 건물에 분야별 업체들이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수직적 공간 개념의 섬유산업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효과에 대해서 “영세 봉제업체가 모여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되고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자체적인 ODM(제조업자설계생산)이 가능하여 궁극적으로 OBM(고유브랜드생산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생산인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여성인력을 위한 보육시설을 시범 설치, 운영하고 의류산업협회의 지원으로 봉제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청사진은 지난 달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중소기업특별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채택되어 현재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연구를 맡고 있는 산업연구원 박훈 박사는 “패션섬유봉제단지의 적정 규모, 재원조달 및 운영방안 등을 검토하여 9월경에 공청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