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텍스텍號 ‘풍전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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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기근·사업불투명…쌍용중공업과 합병추진


국내섬유기계산업 위상하락 우려

54년 역사를 가진 국내 최대 직기메이커인 텍스텍(대표 박종대)이 역사속으로 완전히 사라 지는가.
아직 속단은 이르지만 그럴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51년 승리직기제작소로 출발한 텍스텍은 94년 쌍용중공업에서 인수합병, 99년 현재의 텍스텍으로 분리 독립에 이르기까지 국내 섬유기계 역사의 큰 축으로 군림해 왔다.
그런 텍스텍이 다시 쌍용중공업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서 심한 오더기근에 시달려 온데다 앞으로의 사업이 불투명해서다.
빠르면 이달 말 합병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합병후의 사업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지만 쌍용중공업이 섬유기계 사업부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54년 역사의 섬유기계 산실 쌍용중공업 섬유기계사업부(현 텍스텍)는 완전히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합병가능성은 이미 예견 됐었다.


99년 쌍용중공업에서 분리 독립되면서 텍스텍으로 거듭났다.
초대 정수민사장은 결단력과 해외수출 시장 동향 파악, 기술개발 등 3박자를 맞추면서 사상 최대의 매출규모를 이뤄냈다. 중국 특수와 중동수요에 힘입어 잇따라 400억원대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들어 중국이 긴축정책을 발표하면서 텍스텍은 매출액이 급속히 하락하기 시작 했다.
올 들어서 워터제트룸 직기 오더는 가뭄에 콩 나듯이 보였고 그나마 라셀직기만이 심심찮게 들어와 연명 하는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손익 분기점 도달은 요원 했다.
결국 쌍용중공업의 부품가공을 일부 맡아 연명해 왔다.


전망도 불투명했다. 까다로운 수요자들은 성능 좋은 직기와 에어제트직기만 찾을 뿐 워테제트직기 수요는 더 이상 희망이 없게 됐다.

◎합병은 어떻게
텍스텍은 섬유기계 업체 중 부채율이 비교적 높은 쪽에 속한다.
이 모두를 인수합병하는 쌍용중공업이 모두 떠 안을수밖에 없다.
다행히 대구성서공단 부지 7천여평을 매각 추진 중이어서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지예상 매각 가격은 140억원대.
8월말 합병이 완료되면 창원에 주둔해 있는 쌍용 중공업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90명에 이르는 근로자들은 산산히 흩어지거나 창원공장으로 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후의 전망
섬유기계 사업을 완전히 정리할 경우 100여곳이 넘는 협력업체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지금까지 협력업체들은 업종을 바꾸거나 생산 아이템의 다각화로 대비를 해왔다.
그러나 텍스텍이 섬유기계를 완전히 손뗄 경우 협력 업체들의 타격이 적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섬유기계산업의 위상도 다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텍스텍은 국내섬유기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전체 섬유기계 수출량도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텍스텍 외에 국내굴지의 섬유기계 메이커들도 텍스텍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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