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물·염색 등 국내 미들스트림 섬유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염색업체의 도산·부도가 잇따라 앞으로 고부가가치 섬유수출에 큰 걸림돌을 예고했다. 또 이 여파는 전후방산업인 원사·봉제에까지 직격탄을 날리면서 국내 섬유산업을 총체적인 위기상황으로 내몰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직물류 수출이 매년 감소하면서 직물산업이 쇠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또 이 여파로 후방산업인 염색산업도 가공물량 감소에 따른 후유증으로 부도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섬유산업의 중추가 무너지고 있다. 직물에 이어 염색업체들의 부도·도산이 속출한데 이어 최근 사업을 포기하는 직물·염색업체도 급증하는 추세다. 우선 국내최대 날염단지 반월나염사업협동조합 전체가 매각됐다. 이 단지에는 날염전문 10개사가 있으나 1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업포기를 결정했다. 또 한때 국내최고 염색가공기술을 자랑하던 대구지역 ㄱ염직과 ㄷ염직도 매각을 선언했다.
올 들어 대구지역 염색업체 13개사가 부도·도산하는 비운을 맞았다. 동서염직·무지개염직·유정·건진염공·화인 등이 대표적이다. 건재한 염색업체도 가동률이 캐퍼대비 50%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만났다. 지난 5·6월 최고 성수기에도 국내최고 염가공업체인 ㅅ사의 가동률은 캐퍼대비 80%선을 겨우 채웠다. 앞으로 사업을 포기하려는 염색업체 역시 부지기수다.
연간 직물류 수출이 80억불 선으로 떨어지면서 오버헤드에 몰린 염색업계가 아비규환 상태로 빠져들었다. 지난 1995년 연간 100억불 수출을 최초 돌파하면서 황금기를 보였던 직물류 수출이 2000년을 고비로 고개가 꺾이자 그 후유증에 염색업계가 탈진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연중 고공비행을 지속한 유가에도 불구 가공물량 감소에 따른 가공료 인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잿빛전망만 난무하다.
올해 직물류 수출은 10월말 현재 67억3857만3000불을 기록했다. 이 추세를 감안할 경우 올 직물류 수출은 약 80억 불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보니 2002년 후반에서 2003년 초반기에 불었던 우량 기업들의 직물사업 포기바람이 올 들어 또 돌림병처럼 번지고 있다. 창운실업·유산실업·대원화섬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사업을 접을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포기하겠다는 의욕상실만 팽배해지는 상황이다. 반면 대유인터내셔날과 우주통상은 부도를 냈다.
대구섬유산지에 휘몰아치는 직물사업 포기 돌풍은 앞으로 염색산업 기반자체까지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주곡은 울렸다. 그리고 직물·염색 미들스트림산업의 붕괴는 원사·봉제로까지 영향을 확대하면서 한국섬유산업의 급격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