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수출로 전환 구조조정 효과 뚜렷
올 들어 섬유류 수출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수출경쟁력이 되살아나 앞으로 수출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올 1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인 것을 스타트로 2·3월을 제외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국면을 나타내 2000년 이후 7년 만에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다. 특히 상반기 수출 증가세는 하반기 첫 달인 7월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등 통상적으로 수출비수기였던 7·8월 수출 경기에 새로운 국면을 예고했다.
섬유류 수출이 곤두박질 성장을 끝내고 본격 상승세로 전환됐다. 7월말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79억2200만 달러를 기록, 2000년 이후 7년 만에 상승커브를 그렸다. 또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올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 섬유수출은 면사 생산 증가와 스판덱스를 포함한 화섬사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섬유사 13.3%, 섬유원료 11.2%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또, 화섬단섬유 23.2%, 편직물 14.1%, 화섬장섬유사 10.5% 등 주요품목 수출도 급증했다. 반면, 후발국의 물량공세와 범용제품 가격경쟁력 약화, 생산기반 해외 이전 등으로 화섬단섬유직물 -7.3%, 화섬장섬유직물 -0.8%, 의류제품 -8.9% 성장하는 등 수출경쟁력 열세를 드러냈다.
또 중국을 비롯 베트남, 인니 등 해외투자가 확대된 동남아지역과 최근 경기회복세를 띤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증가가 두드러졌으나 미주지역은 의류제품 부진으로 전년 대비 12.2% 줄었다.
수출 상승세는 환율하락과 유가상승, 후발국과의 경쟁 심화 등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고부가 제품 수출 확대, 다품종 소량생산, 해외마케팅 강화 노력에 힘입어 수출단가 상승과 국산 섬유소재 해외수요 증가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7월말 기준 섬유류 무역수지는 31억 2000만 달러를 기록, 전체 무역수지 흑자 96억 2200만 달러 중 32.4%를 차지해, 섬유산업이 여전히 고용창출과 무역흑자 면에서 효자산업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섬유수출 증가에도 불구, 수입도 덩달아 크게 늘어나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였다. 생산비 상승에 따른 국내 브랜드 업계의 해외소싱 확대에다 중국 및 동남아산 화섬사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 브랜드 도입에 따른 의류제품 수입이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상반기 수입은 전년 대비 11.3% 늘어난 40억 달러에 달했다.
하반기 섬유수출 역시 원고·엔저 및 고유가 등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 섬유업계의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다 FTA효과가 맞물리면서 고품질 제품 수출이 늘어나는 등 수출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생산 감소와 원가절감을 위한 해외 생산비중 확대, 해외브랜드 도입 증가 등으로 수입 역시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전년 대비 11.5% 증가한 89억불로 예측했다.
경세호 섬산련 회장은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이긴 하나, 섬유·패션산업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고 FTA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섬유패션산업 구조혁신전략’ 추진이 당면과제”라며 “업계와 정부가 섬유산업 재도약에 한 뜻을 모아 구조혁신전략을 적극 추진해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