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백화점 4사 및 이마트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시정조치와 함께 총 13억7,000만 원의 과징금이 처음으로 부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지난 10일 전원회의를 개최해 대형 유통업체의 구조적·관행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 중 일부는 납품업자로부터 타 경쟁 백화점의 전자적 정보교환시스템(EDI)에 접속하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PW)를 취득해 납품업자의 타 경쟁 백화점의 매출 정보 등을 훔쳐보는 것은 물론 파견 사원을 통한 구두확인 등으로 타 경쟁 백화점의 매출 정보 등을 부당 취득했다. 또 일부 업체들은 경쟁 백화점에 납품업자가 입점하는 것을 사전에 방해하고, 경쟁 백화점에 입점하는 경우에는 마진 인상, 매장 이동 등 불이익을 제공하거나 퇴점하게 했다. 납품업자로부터 판촉 사원을 파견 받아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고 유통기한 점검 등 자기업무에 종사시킨 업체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의류 할인코너에서 할인되지 않은 기획 상품을 판매하면서 마치 할인 상품인 것처럼 가격표를 덧붙이는 얄팍한 ‘눈속임’으로 소비자를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고객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8일간 공표하라고 조치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의 구조적이고 관행적인 불공정거래행위가 지적되어 온지 오래지만 이렇게 5대 대형 유통업자에 대하여 일시에 조사하고 시정 조치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백화점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행위가 근절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매출액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집중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 5개 백화점의 시장 점유율은 2007년 기준으로 87%로, 특히 상위 3사(롯데·현대·신세계)의 매출액은 14조6,000억 원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해 이들 선점 업체들의 과점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빅3 대형마트의 의류시장 규모가 총 3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판매실적 기준으로 이마트는 총매출 10조5,000억 원 가운데 의류비중은 13% 1조4,000억 원으로 나타나 판매 금액으로는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