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섬유의 날’이다. 이 날은 지난 1987년 섬유가 국내산업사상 단일품목 최초 100억 달러 돌파를 기념해 제정됐다. 올해로 섬유의 날은 22회를 맞는다.
지난 22년간 섬유산업은 질곡의 시간을 되풀이 했다. 우선 엑소더스 한국을 앞세운 의류업체의 글로벌 경영은 밝음이다. 반면 국내에 안주한 원사·직물은 어둠에 갖혔다. IMF를 변곡점으로 한국섬유산업은 이렇게 갈렸다.
그렇다면 올 11월 11일 섬유의 날, 국내섬유패션산업에 던지는 화두는 무엇인가. 미국발 금융 위기는 전 세계를 공황의 구렁텅이로 몰았다. 한국 또한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섬유산업은 유독 수출지향형이다. 그런데 주력 소비시장 미국·유럽등 선진국 모두 경기 침제 때문에 수입의 문을 걸어 닫고 있다.
2001년을 정점으로 5년간 곤두박질쳤던 섬유류 수출은 2007년을 깃점으로 재반등했다. 올해도 그 기세는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부터가 문제다. 우리에겐 세계시장의 문을 열어제끼는 승부수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10월말 기준 섬유 수출은 114억 8400만 달러, 수입은 77억 12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무려 37억 7200만달러에 이른다.
10월말 현재 한국의 올 무역수지 적자는 134억 56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만 놓고 보면 섬유산업은 한국의 산업에 있어서 영원한 효자산업이다.
지금 세계 공황의 본질은 금융위기 때문이다. 즉 달러가 부족한 탓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무역수지 적자·흑자 여부 국가 신용도 바로미터가 되는 근본 이유다.
그렇다면 달러를 벌어들이는 섬유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당연히 고쳐져야 한다. 찔끔 생색내듯하는 정부지원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저놘대야 할 때다. 대표적인 예가 스트림간 협력 사업이다. 원사 →직물→염가공→봉제로 이어지는 섬유 스트림간 협력 사업은 신소재·신제품 개발을 통한 고 부가가치 창출과 맞물려 있다.
지금 국회는 내년 예산 안을 놓고 계수 조정에 한창이다. 선량들이 앞장서 달러를 벌어들이는 효자산업 섬유패션산업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에 나서줘야 한다. 개발 의욕이 넘치는 섬유인에 용기를 북돋워 달러 획득의 첨병으로 키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