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강소(强小) 패션기업 도미닉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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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디자이너는 만능 엔터테이너 돼야”
송혜명 氏, 내년 상반기 중국 진출 목전

펑크와 고스, 그런지의 분위기가 감도는 블랙의 개성적인 룩. 레더 자켓과 스키니한 팬츠는 록 밴드나 사이버펑크 영화의 주인공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러나 ‘도미닉스웨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을 설명하는 송혜명 디자이너의 태도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자칫 만화나 게임의 코스프레 의상처럼 보여질 우려가 있어 소재와 패턴에 각별히 공을 들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한 브랜드 컨셉이지만 저만의 세계관이 확고한 만큼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130~150만 원대의 컬렉션 의상들은 최고급 소재와 블랙 컬러의 무게감으로 고급스러움을 배가한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헤비메탈과 믹 재거, 시드 비셔스 등 다양한 음악의 아이콘, 뱀파이어나 고어 등 매니아 취향의 만화로부터 인스피레이션을 받아 컬렉션을 구상한다. 의외의 현실적인 면모도 갖고 있다. “소설보다는 역사서나 논픽션을 읽는 편이고, 다큐멘터리나 시사 채널을 즐겨보는 편이죠. 패션 디자이너라고 해서 환상에 젖어 살 수만은 없으니까요.”


2010 F/W부터는 ‘도미닉스웨이’ 세컨드 브랜드 ‘래디컬 하우스’를 전개했다. 지난 8월 명동 레벨파이브에 단독매장을 런칭했는데,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이례적인 중저가의 캐릭터 캐주얼 남성복 브랜드라는 것이 눈길을 끈다. 웨어러블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에이전시를 통해 단독매장 전개를 준비하고 있다.
송혜명 디자이너는 이미 중국에서 패션 브랜드 ‘A.L.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경험이 있어 중화권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한국 디자이너다. 인지도가 확보됐음에도 불구하고 ‘래디컬하우스’는 중저가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로 중국의 젊은 대중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를 제창하며 뉴욕, 유럽 시장에 진출할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는 현실을 직시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실용적인 매스 브랜드로 중국 대륙에서 대중성부터 차근차근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송혜명’이라는 이름은 패션업계 콜라보레이션과 방송 화면을 통해서도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KBS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에 출연하는 배우 장근석의 의상 협찬과 스타일링 전반을 담당했다. “무리수라고 생각했던 의상들이 의외로 화면에 잘 나온다”며 스타일링을 통해 또 다른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고 앙드레 김 선생님같은 분들이 활약하셨던 황금기의 패션 디자이너와 저와 같이 브랜드 런칭 5~6년차인 이른바 4세대는 완전히 다른 직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업계는 물론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해야하고, 디자이너 본인이 브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야 치열한 패션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어요. 급변하는 패션계 패러다임에 저뿐만 아니라 후배 디자이너들도 많이 달라져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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