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 마트 검은 잇속 드러내
공정위 “수수료 인상으로 이익 감소 악순환”
대형 유통업체 판매 수수료 인하에 대한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한곳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부족분을 여타 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하려는 사례가 발견돼 업계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이 유통업체는 표면적으로는 영세업체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로 명분을 챙기면서 실제로는 많은 압력 수단을 가진 기존 거래 업체에는 이윤을 더 챙기려는 잇속을 보여 정부 수수료 인하 방침이 파행 운영될 위기에 놓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 중 한곳은 입점 매장 수 기준 50개 이하에 소규모 매출이 발생하는 업체를 영세업체로 규정짓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정위 수수료 인하는 이들 영세업체에만 적용하고 그 외 업체들 수수료는 오히려 2% 올리겠다고 해 화가 났다”며 “표면적으로 인하하는 것처럼 하고 실제 다른 업체들에게 그 피해를 부담하게 하면서 더 많은 이윤을 얻으려는 잇속 챙기기 아니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실제 입점 업체들은 49.58㎡(약 15평) 기준 2500만 원의 인테리어 비용이 소요되며 운영비용으로 인건비 400만 원(2인 기준), 기타 잡비 50~100만 원 가량 필요하다. 이 매장이 한 달 25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수수료율은 20~25%가 적용돼 약 700만 원(23% 기준)을 지급, 총 3700만 원의 초기운영비용이 빠져 나간다.
업계 관계자는 “1~2년 기준으로 인테리어 비용 감가상각을 고려해 최소 한 달 매출이 3500만 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물류비, 인건비 등을 제하고 이윤을 남길 수 없는 구조다”며 “어떤 매장들은 오픈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점하는 경우도 있다. 마트는 이에 대한 보상비로 300~ 400만 원 정도 밖에 지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요즘 경기도 좋지 않아 한 달 동안 3500만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곳도 다수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가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백화점 중소납품업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평균 수수료가 2.7%p 인상됨에 따라 업체들의 이익은 4.5% 감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는 이익 감소로 인해 업체들은 상품개발 등에 관한 투자 위축이 이뤄져 제품 품질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판매부진으로 연결돼 수수료 및 추가부담 상승의 악순환 구조를 되풀이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 수입 및 글로벌 SPA 브랜드 위주로 점차 MD 개편을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고객 니즈를 따라 입점 시키려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익 감소에 따른 업체들의 투자 위축으로 인해 국내 브랜드들이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위 3개 백화점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 81%까지 치솟으며 유통 독과점이 심각하다”며 “이들에게 납품하지 않고서는 유통망 확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품목별 판매수수료율 현황에서 잡화의 최고 수수료율이 40%를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부분 품목에서도 최고 수수료율이 3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수수료율은 셔츠/넥타이가 37%를 기록,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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