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롯데홈쇼핑 신재우 전무 - 협력사와 ‘동반성장’이 롱런 비법
[파워인터뷰] 롯데홈쇼핑 신재우 전무 - 협력사와 ‘동반성장’이 롱런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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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 ‘찬성’…업체 수익구조는 개선돼야
홈쇼핑 진입, “어려워 말라”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자란 신재우 전무는 경북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롯데쇼핑에 입사하며 서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003년 롯데쇼핑 이사직을 맡은 후 2004년부터 3년간 롯데백화점 잠실점 점장을 역임하며 신사복, 아웃도어, 캐주얼, 골프 등의 상품 매입을 총괄했다. 2007년 롯데홈쇼핑으로 발령을 받은 신 전무는 현재까지 영업본부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홈쇼핑들의 경쟁이 열띤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홈쇼핑은 ‘2018 아시아 NO.1 글로벌 홈쇼핑’을 비전으로 삼고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대만과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향후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기반이 되는 협력사와 지역 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중시하며 지원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우리홈쇼핑으로 시작해 롯데가 인수하며 2008년부터 급성장세를 보인 롯데홈쇼핑. 그 중심에서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신재우 전무를 만나 업계 이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유통사들을 향한 공정위의 칼바람으로 당장은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겠지만, 시일을 놓고 보면 서로가 상생하는 지름길이 될 겁니다.”

신재우 영업본부장은 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풀어갔다. 유통사들이 공정위 방침에 대해 차일피일 미루며 협상 난항을 보이던 것과 대조적으로 “차라리 잘 된 일이다”며 나즈막히 읊조렸다.

“동반성장에 대한 업계 내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수료 인하도 동반성장의 한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유통사들도 물품을 공급해주는 납품 업체들이 있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면 일본 백화점들처럼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공정위 인하안 “잘 한 일”
국내 시장의 대형 유통망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략적으로 고객몰이를 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업체들은 수수료가 높다며 아우성이고, 로드샵은 손님을 다 뺏겼다며 울상 짓고 있다. 유통사들은 업체들의 판로와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강자로 군림했다. 수수료도 영세 업체일수록 40%를 상회하는 수치를 보였다. 공정위는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며 작년 하반기에 이들을 향해 칼을 빼들었다.

신 전무는 “공정위가 적절한 시기에 잘 진행한 것 같다”며 운을 띄웠다. 그는 “일본에 가보면 업체들이 백화점에 물건을 오히려 넣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수수료가 높아 팔면 팔수록 그들은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일본은 백화점 수수료율이 40%가 넘어 업체들은 물건을 팔기보다 자사 홍보 부스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선전하는 곳에 누가 제품을 공급하고 싶어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본 百 교훈 삼자”
국내 백화점이 벤치마킹했던 일본 백화점은 줄줄이 폐업하며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한창 전성기였을 때 8조~9조 엔에 육박하던 시장은 이제 4조~5조 엔대로 내려가 버렸다. 최전성기였던 1991년과 비교하면 약 50~60% 수준에 머무는 수치다.

신 전무는 “일본 백화점의 매출 하락에 복합적 이유가 있겠지만 수수료도 주원인이 됐다. 아직까지 한국은 업체들이 물품 공급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한국도 그대로 놔두면 일본처럼 쇠락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 인식은 있었다”며 “하지만 개인이나 한 기업만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웠다.

공정위가 그런 결정을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업계가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일본처럼 국내 백화점들이 도가 지나쳤다면 문제가 불거져 나올 수도 있었다. 유통사도 업체도 그동안 합의점에 대해 서로 어려움을 호소한 것도 있었다. 공정위가 이를 수렴해 적시에 결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이익분배 필요
공정위가 수수료 인하안을 발표했을 당시, 유통사들은 많은 난색을 표했다. 여론은 단지 유통사들이 제 살 깎아 먹기에 혈안돼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 전무는 “유통사들이 그런 것은 준비기간 없이 강행됐기 때문이다. 적용 기준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쉽사리 인하안을 진행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통사에 납품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잘 사는 업체들이다. 만약 유통사들이 그저 인하만 하려 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하에 따른 이익분배가 그들의 하청업체까지 고루 전달돼야 하는데 실상 구조는 납품업체들을 배불리는 것 밖에 안됐다”며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밀어 붙인 게 그렇긴 했지만 수수료 인하는 어쨌든 해야 할 수순”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패션 진출 ‘우리’가 먼저
대부분 업체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만 되면 기본 매출은 보장될 것으로 생각하고 진입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러나 MD들의 마음에 들기 위한 업체들의 필사적인 노력은 브랜드력에 밀려 좌절되기 일쑤다.

신 전무는 이곳으로 발령받을 당시, GS홈쇼핑-CJ오쇼핑-현대홈쇼핑의 3강2약 체제를 벗어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롯데쇼핑에 입점돼 있던 브랜드들을 끌어들여왔다. 업계 내에서도 현재 롯데홈쇼핑의 강화된 브랜드력을 인정, 4강1약 체제로 판도가 변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는 “‘최복호’, ‘비지트 인 뉴욕’, ‘아니베에프’ 등 홈쇼핑에서 전개하지 않던 백화점 브랜드들을 방송하며 신장세가 급증했다. 우리가 시작하면서 다른 홈쇼핑 사들도 패션 쪽으로 관심을 기울여 따라오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홈쇼핑도 유용한 판로
신 전무는 점장으로 근무할 때 지방권에 있거나 백화점에서 외면 받는 브랜드들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지방 특산품 개척에도 적극 나서 판로 확장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신 전무는 “한 지역은 복분자가 유명한데 처음에는 열매만 덩그러니 줬다. 공무원들도 전시행정에만 관심 있지 농민들의 수익창출은 잘 고려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이를 개발해 상품화 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타 홈쇼핑 사들의 패션 진출에 대해 “연예인을 내세워 많은 패션 PB 브랜드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영세 업체를 낀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우리는 검증된 업체들만 방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판로 개척에 힘든 패션을 비롯한 타 업종의 업체들이 홈쇼핑 진입을 꺼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브랜드력은 좋은데 판로 확장에 힘들어하는 곳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며 웃음을 띈 채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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