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F/W 판매 호황 절정기를 맞았던 모피 업계가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 착오로 재고량이 많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피는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주로 판매되는 대표적 시즌 상품이지만 모피 업체들이 예년보다 10~20% 추가 제작에 들어가 물량이 과잉 공급됐다.
또 지난해 이상 고온 및 소비 심리 하락의 영향으로 10% 역신장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매출을 나타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덴마크, 토론토, 시애틀 등에서 진행된 원피 경매에서 원피가가 15~30% 인상돼 신상품에 대한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진 상태다.
이번 달부터 각 백화점들은 모피 기획전을 실시, 원피가 상승 여파 전 물량 소진을 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4월 첫 주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행사 기간이 맞물리며 판매량이 예년에 비해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일부터 3일간 일산점에서 모피 구매 고객에게 롯데 상품권 증정행사를 실시했다. 진도, 국제, 우단, 엘페 등이 참여했으며 100/200/300/ 500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액의 5%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제공했다. 또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5층 행사장에서 ‘국제모피 혼수 초대전’ 행사를 진행, 평균 60%에 해당하는 할인행사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3개 점포에서 봄 정기세일 기간 동안 순차적으로 ‘H-모피대전’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판매가 기준으로 400억 원이 풀려 역대 최고 수준의 물량이 공급됐다.
기획전 제품들은 10~15% 추가 할인을 적용해 평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또 모피 협력 업체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고 윤달 전후로 결혼을 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전점 대행사장 및 이벤트홀에서 모피 대형 행사도 기획했다.
백화점 측은 “진도, 근화, 성진 등 모피 대표 업체들이 신상품이 출시되는 5월 전에 물량 처리 차원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승호 모피바이어는 “봄 정기세일 기간 동안 전점에서 모피 대행사가 진행되기는 처음”이라며 “협력 업체의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한 대형행사로 고객들도 올해 가장 저렴하게 모피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일부터 나흘간 본점 이벤트홀에서 ‘모피 최종가전’을 진행했다. 진도, 동우, 근화 등 유명 모피 브랜드 상품을 정상가 대비 30~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또 엘페 하프코트, 진도 메일 자켓, 동우 휘메일 자켓 등 인기 상품들을 선보였다.
본점 모피코너 손민우 판매관리자는 “원피가 상승에 따라 국내 모피시장에도 5~6월에 신상품을 중심으로 5~30% 이상 판매가 인상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모피 가격 인상 전에 고객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특별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모피 업체 관계자는 “현재 원자재 상승을 고려하면 기존 재고를 아껴서 팔아야 하는게 맞다. 그런데 백화점들이 다른 품목들의 매출 감소로 단가가 큰 모피류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며 “매출이 나올 때 우선 팔고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해 활황을 보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원피가 상승여파 우려 조기소진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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