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가 가미된 몰(mall) 형태의 3세대 쇼핑센터는 지고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된 스트리트(street)형 4세대 라이프 스타일 쇼핑센터가 뜬다.” 10년 단위로 형태가 변하고 진화하는 쇼핑센터 문화. 앞으로 1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형태의 쇼핑센터는 어떤 모습일까? 록본기 힐즈와 오모테산도 힐즈 등 기념비적인 랜드마크로 도시재개발의 획기적 기준을 제시한 일본 모리빌딩의 박희윤 서울지사장은 이같이 말하고 쇼핑센터가 앞으로는 지구 환경이나 인간적 정에 대응한 지역 교류의 장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도심 상권은 하드웨어 만으로는 살릴 수 없고 소프트웨어와 이벤트로는 한계가 있다”며 “도시를 아끼고 바꿔보려는 사람이 핵심이 돼 매니지먼트(운영)와 하드웨어, 소프트 웨어가 결합된 라이프 스타일 중시의 제4세대형 쇼핑센터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장에 따르면 일본에는 일반 쇼핑몰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유니클로·토이저러스’ 같은 대형 점포와 전문점(할인점)을 1개 동선으로 잇는 2핵, 1몰, 1동선의 핵심 쇼핑 센터가 50개 이상의 도심에 진출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유통 형태는 인구 30만명 이상의 원도심 상권이 몰락하는 결과를 초래해 점차적으로 규제하는 추세이며 앞으로는 기존 쇼핑몰에 대한 반발과 향수로 다운타운 같은 동네 느낌이 나는 도심 역세권 타운센터가 번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이 같은 일본 모델이 한국에서도 통할까? 박 지사장은 “한국은 빅3 백화점 과점체제로 인해 일본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며 예상보다 5년 정도 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방의 타임스퀘어, 대성 디큐브시티를 예로 들며 한국도 조만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라이프 스타일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쇼핑 공간이 생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규제하는 한국시장에 일본 모델을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박 지사장은 “일본은 교외에 연 1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이온 쇼핑몰 같은 곳들로 인해 재래시장과 원도심 상권이 모두 망가졌다. 이제는 이들 쇼핑몰을 원도심에 넣고 기존 패션 테넌트와 상인들이 윈윈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빅3의 과점체제와 금융 위기로 프로젝트 파이낸셜(PF)이 원활치 않아 발전 속도가 느린 경향이 있지만 테넌트와 입점 상인들이 잘 할 수 있는 공간만 마련해 주면 한국에서도 이런 모델은 계속해서 성장,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개최된 섬유패션업계 CEO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패션협회 원대연 회장은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백화점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세력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브랜드 업체들은 큰 위기감을 느끼고 앞으로 홈쇼핑,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 복합쇼핑센터로 이동해 빠르고 다양한 유통구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 회장은 “백화점도 힘을 잃고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우리나라 유통 흐름을 짚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패션테넌트와 상인 윈윈 韓형 원도심 쇼핑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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