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우영제 (주)한영 사장
[기획시리즈]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우영제 (주)한영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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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메고 쓰고… ‘천의 얼굴’ 봉제
사람없는 봉제현장, 그래도 길은 있다
“소롯트 다품종 특화 봉제에서 답 찾자”


머리에서 발끝까지, 사람의 몸은 봉제로 이루어진 제품으로 감싸진다. 인류가 생존하는 한 섬유산업은 영원하다는 뜻은 사람의 몸이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명확하다. 사람과 봉제,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성립되는 이유다.

봉제의 주체는 사람이다. 하지만 봉제현장에 사람이 없다. 열악한 작업환경에다 힘이 드는 데 비해 임금수준은 타 업종과는 비교조차가 낯부끄러울 만큼 낮다. 눈앞에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리는 마당에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것은 당연하다. 댓가가 뒷받침 안되는 일자리에 사람이 꼬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 아닌가?

본지가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는 어젠다 아래 ‘우리가 강소봉제의 주역’ 타이틀로 봉제현장을 찾아가는 기획시리즈가 화제다. 그러나 인력난은 강소봉제의 현장마저 비켜가지 않았다. 봉제사업을 하고파도 인력난 앞에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는 자조적인 하소연이 넘쳐났다. 대부분 이제 접어야 하는 시점을 찾는다는 게 대세로 다가왔다.

봉제의 몰락은 다름 아니었다. 가격경쟁에서 나왔다. 중국 등 후진국에서 생산한 제품 가격은 국내 생산 가격보다 거의 50%나 쌌다. 소비자 또한 값싼 제품만 찾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내 봉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맞았다. 강소봉제 현장 또한 다르지 않았다. 자본주의 경제가 지향하는 무한경쟁은 국내 봉제산업의 붕괴를 이끄는 단초였다.

강소봉제 사업장에는 70세에 근접한 봉제기능인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40대 인력을 찾는 것은 드물다시피 했다. 대부분 50대 후반을 넘겼다. 봉제현장의 고령화는 곧 60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역설적으로 강소봉제의 주체들이 봉제사업을 접는 결단의 시기가 째깍째깍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쓰고 메고 입고 신고 끼고 덮고 들고…. 봉제는 천의 얼굴을 지녔다. 봉제기반이 있어야 실 직물 염색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다. 패션 또한 이의 연장선상에 놓였다. 봉제기반이 있어야 패션을 담은 옷을 만들어 낸다. 옷은 고부가가치 창출의 주체다. 실만 파는 것이나 직물로 파는 것은 부가가치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 다국적기업 일본 도레이가 봉제를 버리지 않는 이유다.

당장 봉제의 현장은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터널 속에 갇혀진 채 방향타 찾는 것조차 난감하다. 어두움과 밝음은 병행하는 것인가 보다. 답은 강소봉제의 현장에서 나왔다. 소롯트 다품종 생산과 특화봉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천의 얼굴 봉제가 다양한 틈새시장의 생성과 발굴을 알리는 기회를 맞았다.

의료분야 헬스케어봉제는 대표적 사례라 할만하다. 또 각국과의 FTA 체결과 발효는 새로운 봉제사업의 물꼬를 트는 신호탄을 쐈다. 관세폐지에 따른 경쟁력 향상효과다. 국내 봉제기반이 새로운 시험대 위에 오르는 순간을 맞았다. 봉제산업에 실 낱 같은 희망의 끈이 나풀댄다.

봉제기능인들이 스스로 찾아온 봉제사업장은 청결하기가 그지없었다. 깨끗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봉제기능인들의 손놀림은 날렵하기만 했다. 모두 봉제 일 자체가 즐겁기만 하다. 본지가 신년기획으로 마련한 (주)한영과 씨실과 날실 강소봉제 두 기업은 봉제는 더 이상 3D산업이 아니라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영제 (주)한영 사장
고부가 헬스케어 봉제, 차세대 산업으로

“재활시장 키우자” 봉제시작
소재 다양해야 헬스케어 활성화
정부, 중국산 유통 엄격 관리해야


“국내 봉제로 외화를 버는 경우는 흔하지가 않잖습니까? 그러나 헬스케어 봉제는 다릅니다. 소재와 다양한 제품개발이 맞물려나가면 헬스케어 봉제는 외화획득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기대가 높습니다.”

우영제 (주)한영 사장(46)은 촉망받는 의료기기 유통경영 전문가다. 올해로 이 분야에 입문한지 23년째를 맞는다. 판매처는 병원 한의원 노인시설 장애시설 사무실 등 다양하다. 그러나 단순히 판매에만 그치지 않았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덜어주면서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각별한 신경을 기우렸다. 그가 지금 차세대 봉제로 떠오른 헬스케어 봉제를 알리는 산파역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에 수술복 등 가운을 생산하는 봉제업체는 많지만 재활 전문 헬스케어 봉제는 저희를 포함 단 2곳에 불과합니다. 재활 헬스케어 봉제가 아직은 전인미답 상태에 있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아이디어나 제품개발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우 사장은 헬스케어 봉제는 이제 시작단계라 말했다. 그가 봉제에 손을 뻗힌 것은 다름이 아니었다. 시장을 더 크게 보자는 실천이었다. 의료기기 유통에서 벗어나 자체 개발을 통한 어셈블리 효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 장애인 시설이나 병의원 요양시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욕창 방지 제품을 비롯 요통대 복대 보호대 노인체험복셋트 등이 그것이다.

“원단 기획에서부터 제직 염색 등 모든 과정마다 자체 아이디어로 진행했습니다. 3D 항균 메쉬 원단 ‘노규니’ 개발이었죠. 특허도 받았습니다. 카피 리카피 제품 때문에 수출장벽이 높아 세계특허출원에도 나섰어요.”

그는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며 노규니를 사용한 헬스케어 제품을 수출상품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진국 시장이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또 노인에서 정상인까지 아우르는 제품 업그레이드에 강한 의욕을 피력했다. 국산 헬스케어 봉제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최대한 젊은 인력으로 봉제라인을 구축할 생각이에요. 현재 봉제기능인들의 연령대가 50대 초반에서 60대에 이르지만 앞으로 40대 위주로 재편합니다. 또 전 직원 4대 보험 보장은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는 당장은 핵심 멤버 중심으로 봉제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나 연초부터 직원 충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봉제공장 투자기피 풍조가 만연한 마당에 돈 벌어 봉제공장에 투자하는 경우다. 우 사장은 2009년부터 봉제제조업에 나섰다. 자회사 탑엠을 통해 해피 메쉬 브랜드를 단 힐러 방석과 힐러 편백 베개를 유통시킨다.

“국내서 헬스케어 등 의료기기의 생산·판매는 식약청 허가를 받은 GMP 공장에서만 가능합니다. 문제는 지금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헬스케어 제품은 공산품으로 수입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국산 헬스케어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품질의 차원이 다르다하지만 가격경쟁력 열세는 근본 문제가 아닙니까? 정부가 수입 헬스케어 제품의 국내 판매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시켜 나가야 합니다.”

우 사장은 앞으로 식약청 기준에 맞춘 새 건물에 생산라인 최적화 시스템을 앞세워 차별화 제품 생산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당분간 OEM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헬스케어 등 의료기기 분야 소재 국산화가 뒤따르지 못하는 아쉬움이었다.

“헬스케어 제품 다양화는 소재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섬유업체 대부분이 소량 다품종 소재생산 마인드가 없습니다. 소량이지만 새로운 원단 생산 의욕을 가질 때 헬스케어 봉제가 고부가가치 수출효자 산업으로 비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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