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테크 千字 포커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질수록 부자가 된다
[財테크 千字 포커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질수록 부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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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법개정에 대한 ‘부자 증세’란 표현에, 한 대기업 K임원은 ‘소득만 갖고 부자를 논하는 건 탁상행정의 극치’라며 열변을 토했다. 최고 세율구간(38%)인 과세 표준 1.5억은 각종 공제 포함시 연소득 2억 정도를 의미하는데, 이 정도 급여라면 강남에 대출낀 아파트 한 채에 두 명의 자식들 대학보내느라 고정지출이 많아 체감소득은 중산층도 안된다는 게 대표적 주장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부자’라 칭해야 하는 걸까? 한길리서치센터의 2010년도 발표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은 30억 이상을 보유해야 부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강북 등의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지역의 사람들은 20억 정도만 보유해도 부자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에서는 35억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30억 정도를 보유한 사람들로부터 조사한 데이터에서는 85억 이상 가지고 있어야 부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부자’를 수치로 정의하는 건 상대적인 것 같다. 돈이란 것은 더 큰 인생의 목적을 위한 수단을 뜻하기에, 이 같은 숫자 놀음이 부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데 큰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고소득층을 위한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플러스에셋 어드바이저 그룹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부’를 단순한 숫자 이상의 광범위한 의미로 생각했다. ‘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이 나온 대답은 “전반적인 안전”이었다. “더 큰 안전”보다 크게 차이가 나는 2번째 응답은 “더 많은 행복”이었고 “더 많은 책임”과 “더 많은 재미”가 뒤를 이었다. 비록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부’란 “더 많은 스트레스”라는 응답도 있었다.

조사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나이와 순자산 정도에 따라 대답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고연령층의 조사 대상자들은 부유해진다는 것은 안전해진다는 의미라고 대답한 의견이 많았다. 반면 젊은 투자자들은 부를 행복이나 재미와 연관시키는 경향이 강했다. 또 고연령층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란 더 많은 책임과 더 복잡한 인생을 의미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아울러 순자산이 많을수록 ‘부’를 안전 및 책임과 연결시키는 경향이 높았다. 기업 임원들 사이에서 부자가 된다는 것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뜻한다는 대답이 많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조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부’는 어느 정도의 안전과 재미도 주지만, 동시에 더 많은 책임과 스트레스, 복잡성을 준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세법개정에 스트레스 받아 상기된 모습으로 열변을 토하던 K임원은 분명 ‘부자’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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