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남기고 싶은 이야기들[국제패션진흥원 최경자 여사]
아름다운 사람들…남기고 싶은 이야기들[국제패션진흥원 최경자 여사]
  • 한국섬유신문 /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 승인 2006.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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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나의 패션 80년
국제패션진흥원 최경자 여사
하와이 패션쇼
여성 실업인회 마련 1백억불 수출 기념행사
주지사 부인 현장서 이브닝 드레스 즉석 구입
전두환 대통령 방미시 착용 ‘센스’돋보여

70년대 들어서서 우리나라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77년도에 1백억달러 수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으며, 그 1백억달러의 총 수출액 가

운데 섬유패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이나 되었다는 것은 수출 산업의 근간을 이룬 패션계 종사자들에게는 기쁘기 한이 없는 일이였다.
이런 수출붐에 호응하여 77년 7월 창립된 한국 여성 실업인회(회장 최경자)에서는 77년 11월과 78년 1월 두차례에 걸쳐 미국 로스엔젤레스와 하와이에서 각각 한국상품 전시회와 패션쇼등을 열어 우리 상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해외 시장을 개척을 위해 박차를 가했다.


특히 우리 선조들의 하와이 이민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 하와이 힐튼 호텔안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에서 열린 상품 전시회가 기억에 남는데, 여성 실업인회 회원들이 출품한 실크 도자기 귀금속 가구 액세서리 완구등 30여종류 18만달러어치가 전시되어 여성 실업인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위해 도자기를 출품한 한보란씨, 옛 목조가구를 출품한 백영자씨, 국산 수정으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장신구를 만들어 내놓은 이선호씨등 2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도미해서 행사 진행을 맡았다.


이 전시회가 하와이 이민 7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인만큼 상품 전시회가 열린 같은 기간동안 한국의 주거생활과 민속 공예품등을 보여주는 문화전시도 함께 열렸고 한국 민속 예술단의 공연도 베풀어지는등 하와이에 한국을 그대로 옮겨놓은것 처럼 섬전체가 코리언 무드로 가득찼다.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에서 열린 패션쇼에서는 큰딸 신혜순이 디자인한 실크를 비롯해서 질좋은 한국산 복지로 만든 70여점의 의상이 발표됐다.


패션쇼가 끝나자 구경왔던 조지 아라요시 하와이 주지사 부인이 쇼에서 발표된 의상중 몇가지를 사고싶다며 이브닝 드레스로 3점인가를 골랐다.
그 3년뒤 지금 하와이에 살고 있는 막내딸 혜옥으로부터 온 편지 봉투속에서 뜻밖의 사진을 만났다.
미국 방문중 하와이에 들른 우리나라 전두환대통령 내외분께서 하와이 주지사 초청 만찬회 석상에서 아리요시 주지사 부부와 환담하는 모습이 담긴 신문 사진이였는데, 주지사 부인이 입은 옷이 바로 이민 75주년 기념 패션쇼때 신혜순이 발표한 흰색 실크 롱드레스였다.


앞가슴에 옛 우리 선조들이 조복에 달린 흉배를 손으로 수를 놓아 그대로 재현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한국의 대통령 내외분을 맞아 한국적 분위기가 풍기는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을 입고 나온 주지사 부인의 센스에 새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이처럼 여러차례 해외에서 패션쇼나 상품전시회를 가지면서 느껴지는 것은 총 수출액 1백억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명실공히 중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시점에서 이제는 보다 고급스러운 품목으로 수출 방향을 돌려야만 하겠다는 점이였다.


즉, 그때까지 목표액 달성을 위해 수출 상품의 질보다는 양에 치중함으로써 결코 작품성을 무시할 수 없는 섬유패션 산업조차 고가품 개발이 뒤지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러므로 수출 총액의 1/3을 차지하는 섬유패션 업종의 주요 수출 품목은 기껏 수십장 팔아봐야 몇 달러 남는 와이셔츠나 인조피혁 제품 혹은 신발류 봉제 완구 따위로 단가가 낮은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철저하게 디자인 부재현상으로, 나로하여금 우리나라 섬유패션 산업이 외국 디자인에 의존한 모방 위주였다는데 그 원인이 있음을 통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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