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능과 단순기술은 절대 구분돼야
요즘들어 모델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패턴사나 재단사보다는 패셔너블해서 그런지 젊은 지망생들이 자주 이 모델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서 모델리스트는 ‘재단사’라 부르는 평면 패턴사와는 달리 디자이너의 스케치화를 인체모형을 활용하는 이른바 입체패턴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국내에는 기성복 메이커보다는 주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많이 채용되는 직종이다.
외국에서는 일반적인 직업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디자이너들이 직접 패턴제작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거의 생소한 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미개척인만큼 미래적이고 가능성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업무 역시 디자인화를 기본으로 1차적으로 샘플패턴을 제작하여 가봉을 거쳐서 샘플을 완성시키고, 봉제과정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물론, 가봉과정에서나 품평회에서 수정지시를 받으면 다시 완벽한 샘플을 제작하도록 총 관리를 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생산공장과 디자이너와의 조정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직종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딜레마가 도사리고 있다.
얼마전 한 대기업 간부에게 패터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유망한 학생들을 선발해 장기적으로 양성을 추진했다 실패했다 한다.
그는 패턴을 전공한 학생들을 인턴으로 뽑아 브랜드별로 배치했었는데 기존 패턴사들의 텃세인지 아니면 본인들이 생각했던 것과 차이가 있었는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두어 버린다고 푸념했다.
브랜드사의 개발실에서는 세대교체가 순조롭지 않아 패턴실장과 보조 패턴사와의 연령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 고민이라고도 했다.
반면 숙련된 패턴사들은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까지 했다는 학생들의 패턴실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뭔가를 잘못 배웠거나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유능한 패턴 디자이너의 배출은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에 대한 지망생은 많은 편이나, 패턴 디자이너를 단순한 기술자로 취급하는 업계의 왜곡된 인식때문에 의상을 전공한 고급인력들이 이 분야로의 진출을 기피해 왔기에 생겼던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패션 선진국의 경우에는 스타일 디자이너와 패턴 디자이너는 동격이다.
그런의미에서 유능한 패터너는 반드시 패션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평면 재단과 입체재단에 대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패턴디자이너 혹은 모델리스트등, 직종에 대한 차별 기능과 기술의 차이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명확한 인식때문에 우수한 기능이 단순기술로 여겨지고 있는 우리네 현상부터 점검해나가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