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내리는 의류 브랜드
경기 불황의 전주곡인가, 직격탄인가. 올 상반기 동안 의류 브랜드 퇴출 소식이 유난히 많았다. 또 F/W를 겨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신규 브랜드 개수도 예년의 60%수준에 그쳤다. 고유가 행진 속에 미국발 서브 프라임 사태가 면역이 떨어지는 국내 의류 브랜드 시장을 강타 한 탓이다. 한국경제는 유난히 외부환경에 종속적이다. 자원 빈국이라서 격는 현상이다. 그렇다 보니 경기 침체는 당장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만든다.
특히 불요불급한 지출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의류의 소비 감소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올상반기 의류 브랜드 퇴출소식이 많았던 것은 이의 연장선상이다. 또 경기가 불투명 하다보니 신규 브랜드 전개 하기가 만만치 않다. 각 의류업체마다 기존 브랜드 전개를 중단하고 신규 브랜드 런칭이 줄어든 것은 경기불황의 직격탄인 동시에 전주곡이라는 이중의 메시지다.
상반기 의류시장에서 간판을 내린 브랜드는 잇셀프바이 톰보이·허스트·애스워스 등이다.버팔로·반도 스포츠 등은 부도 때문에 브랜드 전개를 중단한 케이스다. A,C,L,M 등 몇몇 유명브랜드들은 로드샵을 중심으로 철수설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또 전문업체 일부 브랜드는 자금악화 가중으로 더 이상 전개가 어렵다는 도중하차설이 난무하다.
톰보이의 ‘잇셀 프바이톰보이’ 전개 중단은 주력 브랜드가 안정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사전에 부실요소를 배제한다는 경영방침과 맞물렸다.
경기상황이 신생브랜드를 끌고 가는데 위험요소가 많다는 뜻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터널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아쉽지만 중단이유가 됐다는 것.
LG패션 ‘애시워스’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라이센스로 전개하는 애시워스 재계약을 앞두고 애시워스 본사 경영진 교체가 이루어진 것. 재계약을 해야만 브랜드 전개에 가속도를 낼 수 있지만 실적을 올리려는 새 애시워스 경영진이 빡빡한 조건을 내걸 경우 무리수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며 재계약을 포기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가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캘빈클라인 골프, 폴로 골프 등, 론칭 역시 내년 SS로 미뤄졌다. 경기상황이 악화되는 시점에서 론칭 강행을하는데 선뜻 결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론칭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의류업계 브랜드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브랜드업체마다 예전과는 달리 브랜드 전개와 신규런칭에 신중해졌다”며 “경기침체 상황에서 위험요소를 안으면서 장기적 모험에 나설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인식을 배경으로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