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가 고물가 직격탄에다 AI(조류인플루엔자)와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겹치면서 올해 ‘최악의 한해’를 맞고 있다.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전국 음식점 중 5300여개가 폐업했다. 하루에 30개의 음식점이 문을 닫은 셈이다. 또 현재 1만4000여개 음식점이 휴업 중이다.
고인식 음식업중앙회 회장은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호주머니를 닫고 발길까지 뜸해 외환위기 때보다 사정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배달치킨 전문업체 K사는 올초 사업을 시작했다가 6개월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 회사 A사장은 “사업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AI파동이 몰려와 가맹점 모집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문을 닫는 음식점들이 급증하면서 신규 창업도 급감하고 있다. 100여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한 삼겹살전문점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가맹점 문의가 일주일에 20여건 들어왔는데, 이달 들어서는 아예 문의 전화가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사를 아예 매물시장에 내놓은 업체들도 늘고 있다. 일부 치킨맥주전문점, 오뎅바, 테이크 아웃 피자전문점들이 자금난으로 ‘새주인’을 찾고 있다.
외식업계의 부진은 여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식당을 하나 열더라도 인테리어는 말할 것 없이 냉장고 등 주방가전, 식탁가구 등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또 전체 실업률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40~50대 ‘베이비 붐 세대’ 퇴직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기 악화로 선뜻 창업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워 ‘창업 대기자’상태의 실직자로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내수 침체가 심화되고 특히 요즘처럼 정국이 불안한 때에는 창업 열기가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며 “창업시장 위축은 결국 서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