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횡령사고 늘까
금융감독원 ‘전전긍긍’
금융감독 당국이 내년 상반기 중 시작될 10만원 유통을 앞두고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고액권 거래가 자칫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0만원 유통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고 문제점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자금세탁을 시도하는 금융 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관련 검사 매뉴얼을 작성하고 있다.
김종건 금감원 리스크검사지원국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융기관 검사 시간의 25~30% 가량을 자금세탁 부문에 할애할 정도”라며 “고액권이 도입되면 우리도 이 부분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권의 횡령·유용·도난사고발생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 측 판단이다. 돈의 단위가 커지면 금융사 직원들의 도덕적해이(모럴 해저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사과 한 상자에 가득 담으면 2억원 정도인데 고액권이 등장하면 작은 주스 상자에 1억~2억원이 들어갈 것”이라며 “각종 뇌물과 검은돈 거래에 고액권이 활용될 수 있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고액권 거래에 대한 직원교육과 고액권의 자동입출금기(ATM) 호환 등 은행권의 준비사항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보고 3분기 중 ‘베스트 프래틱스’ 사례를 전파하는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장현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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