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파리 아비잔서 만난 김 사범
무법천지 뒷골목 찾아 태권도정신 실천
얼마 전 끝난 올림픽에서 코리아란 브랜드는 기대이상의 선전으로 성가를 많이 드높였다.
인구, 경제력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하면 일본,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을 제친 것은 큰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마도 그 일등공신은 태권도일 것이다. 태권도가 세계에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는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인고의 세월과 엄청난 희생과 노력을 한 태권도인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코트디브와르의 수도 아비잔은 아프리카의 파리로 통한다. 공항에서 아비잔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는 호수를 끼고 아름답게 조성돼 있다. 야자나무와 멋있는 건물, 호수, 파아란 하늘이 조화를 이룬 풍경은 어쩌면 파리보다 더 근사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시내로 들어가 골목으로 들어가면 악취가 코를 찌른다. 오물, 음식물 쓰레기 등을 함부로 버려 지저분함의 극치를 이루고 밤이면 폭력이 난무하여 무법천지로 변하는 동네. 빈민가와 홍등가를 누비는 칼부림과 밀무역으로 살벌했던 그런 아비잔에 태권도가 등장했다. 1970년대 말 金○○ 사범은 코트디브와르의 대통령과 경호실에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었다.
“태권도 사범으로 편하게 살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코리아와 태권도를 제대로 심어 놓고 싶었다.”
태권도의 정신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현장으로 무법천지의 뒷골목을 택했다. 골칫거리를 애써 외면하던 치안요원들을 데리고 밤에는 실전으로 실력을 보여줬고 낮에는 청소하고 인사하며 정리정돈과 질서 유지를 위해 헌신했다.
자신이 힘들고 괴로워도 사명감 하나로 환경미화원 노릇과 예절교육, 불량배 소탕작전에 앞장섰던 것이다.
‘아직도 냄새나고 지저분한 그곳에 숙소가 있다. 며칠만 그대로 놔두면 도로아미타불 된다. 정화작업을 위해서, 아니 코리아와 태권도를 심어 놓기 위해서 위험,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상아밀수출로 유명해 아이보리코스트로 불리워졌고 말라리아 모기, 전염병, 밀무역과 살인 등으로 얼룩졌으며 백인의 무덤 진앙지였던 아비잔에 태극기, 코리아 태권도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아프리카는 2차세계대전을 계기로 독일세력이 몰락, 영국과 프랑스의 지배로 양분 되다시피했다.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이 자원외교를 펼치며 엄청난 공을 들여 개척에 나섰고 재래시장은 인도사람들이 장악해 들어가고 있었다.
아프리카를 양분한 영국과 프랑스는 정반대의 통치를 했다. 영국은 자원 확보에만 열을 올린 반면 프랑스는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며 동화정책을 폈다. 프랑스령에서는 화폐로 50:1로 교환해 쓰도록 하고 학교 교육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심어가고 있었다.
실제 아비잔에는 해변가에 일광욕을 하는 나체촌이 있었고 시추선들이 프랑스 기술진에 의해 불을 내뿜고 있었다.
풍요로운 세상을 그들이 열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정작 그곳 사람들은 金사범을 대통령의 스승으로서, 그들의 영웅으로서 떠받들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꼬맹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코리아 넘버원, 태권도 넘버원을 외쳐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