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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에의 도전과 실험정신. 그리고 연구가 부족했
던 한마당』
12일 대구 프린스 호텔에서 개최된 제5회 「직물과 패
션의 만남전」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밖에 내릴수 없을
것 같다.
대구지역 7개 직물생산업체와 7인의 패션 디자이너가
만나 우리직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나아가 수출활성화를
꾀한다는게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 개최의 근본적
취지.
첫 행사를 시작한지도 벌써 5회째 이르고 있다.
올해는 근본취지를 살리기 위해 4백여명의 해외 바이어
를 초청, 직접 쇼를 관람케하고 실질적 구매욕을 불러
일으킨다는 짜임새(?)있는 준비성과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뚜껑을 연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은 최소한
해외바이어로부터 우리 직물의 우수성을 확인시키고 그
들로 하여금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데는 역부족이
었다.
벨벳류를 비롯한 몇몇 의상을 제외하곤 대다수 의상들
이 소재와 「따로」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화섬직물이건, 면직이건, 스판덱스직물이건 그에 맞는
가격대와 용도(의상)가 있는 법이다.
패션디자이너와 직물업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같은
기본적 내용을 망각한 듯 했다.
등장하는 의상마다 정장에다 자켓, 드레스 일색이다.
이마저 고급스러운 느낌도 크게 부족했다.
화섬직물류가 중저가 케쥬얼의류 용도라면 이 방향으로
흘러가는 컨셉을 정했을 법도 하지만 이마저도 부족했
다.
고질병으로 우리를 괴롭혀 왔던 칼라(색상), 그것도 펜
시칼라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우중충한 칼라가 대다수
다.
가공에서의 끝마무리와 직물의 물성이나 특징도 디자이
너가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드래이프성(처짐성)이 포인트인 드레스나 원피스에 드
래이프성하곤 거리가 먼 직물을 사용한게 좋은 예다.
10년 이상 국산직물의 효자 노릇을 해왔고 지금도 틈새
시장을 누비며 수출주력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
틴조직직물(샤무즈)에 와서 안타까움은 더했다.
사틴조직직물은 용도가 다양해서 슬리핑웨어에서 코트,
자켓에 이르기까지 용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럼에도 이번 「직패전」에선 자켓용도에만 치중, 바
이어들로부터 설득력을 얻는데 실패할 것 같다.
고신축 스판덱스직물 또한 자켓 일색이었다.
신축스판덱스직물은 타이트한 의상에 많이 쓰이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남미·유럽 등에선 이같은 의류가 보편화 돼있다.
그러나 이번 「직패전」에선 단 한점도 스판덱스직물이
타이트한 의상으로 선보인 게 없었다.
국산직물의 특징과 우수성은 용도에 근접했을 때 진가
가 나타난다.
직물업체와 패션계는 이같은 용도근접을 통한 우리직물
과 패션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필요성이 있을 것 같
다.
시행착오였다면 더 이상 좋은 교훈이 없을 법하다.
<김영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