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백 ‘일리걸라이즈’ 아시나요
스냅백 ‘일리걸라이즈’ 아시나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억을 새겨 넣는 타투아티스트 ‘KEY’

‘302 아트워크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스냅백 ‘일리걸라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홍건기(KEY·사진)대표. 그의 진짜 직업은 타투 아티스트다. 9년동안 타투 아티스트의 길을 걸어온 홍 대표는 20대 때 서브 컬처를 제대로 즐겼다. 헤비메탈 밴드에서 10년간 베이시스트로 활동함은 물론 노원역 미도파 백화점에서 스케이트 보드 족으로 뜨거운 청춘의 순간을 보냈다.

홍 대표는 “요즘 모두 스트리트 스트리트 하는데 저야말로 스트리트 문화를 직접 몸으로 체험했죠. 반항적인 펑크 락도 즐겨보고 미국 헤비메탈 밴드 ‘판테라’를 보면서 뮤지션의 꿈을 키우기도 했어요. 제일 반항적이고 과격한 놈이 되보고 싶었습니다”며 파란만장(?)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불법화하다는 뜻을 지닌 ‘일리걸라이즈(Illegalize)’는 홍 대표의 꿈이 담겼다. 1년 동안 마음에 드는 부자재와 가장 예쁜 모자 핏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마음에 맞는 공장, 소재를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힘들었지만 그만큼 즐거웠다.

그는 “쓰고 싶은 모자가 없어서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302 아트워크 스튜디오의 로고로 만든 스냅백이 첫 작품이다. 주변에서 달라고 성화가 이어져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타투를 인생이자, 기억이자, 옷이라고 생각해왔다. 액세서리처럼 몸에 기억을 새기는 작업. 그래서인지 그의 모자엔 기본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태극기를 형상화 한 모자는 태어난 나라를 부정할 수 없는 원초적인 본질을 담았다. 타투에서 가장 베이직한 요소로 사랑받는 번개와 십자가 문양도 티타늄 소재로 재밌게 풀어냈다.

“미국은 자기네 국기가지고 그렇게나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다른 국기를 형상화 하긴 싫더라고요. 앞으로도 한국만의 전통적인 요소를 유니크하게 풀어나갈 계획이에요.”

순간 순간 영감을 얻어 누군가를 조각해내는 그의 실력은 모자에서도 빛을 발했다. 태양, 지드래곤 등 유명 아티스트와 함께 타투 작업을 해 온 만큼 업계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얼마 전 유명 예능 프로그램엔 힙합 여전사 제시가 일리걸라이즈 스냅백을 쓰고 나왔다. 여기저기서 ‘그 모자 대체 어디꺼냐’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홍 대표는 “연예인들과는 로고, 타투 등 여러 작업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그게 모든 걸 대변해주지는 못한다”며 “나를 브랜드화 시키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메인은 분명 타투지만 피규어, 선글라스, 의류 등 다양한 제품에 나를 담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에 옷은 옷쟁이만 만들라는 법은 없다. 벌써부터 ‘일리걸라이즈’를 사랑하는 고객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천천히 조금씩 제가 머리 속에 저장해 놓은 계획들을 풀어나가고 싶어요. 누군가는 비웃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만의 감성과 철학에 고개를 끄덕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인생 성공한 거 아닐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6-11-20
  • 발행일 : 2016-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