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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의류 수출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무역금융 폐해와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금융권의 횡포에
도 불구하고 이들 소위 “개미군단”들의 약진은 섬유
대국을 꿈꾸는 국내 섬유 업계의 저변을 더욱 튼실히
다지고 있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환율 시대를 맞아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는 수출업체
들의 난립이 올바른 수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4/4분기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우
려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당초 중소 규모 수출업체들의 난립은 섬유제품 수출 단
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관련 업체들이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수출 단
가 하락은 올초 무자비하게 단행됐던 재고 의류 수출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새삼 이
들 중소 수출 업체들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남미 특히, 브라질을 대상으로 작년에 1천5백만 달러
의 수출 실적을 올렸던 S社. 브라질 시장에서만 이같은
실적을 올렸다는 것도 놀라우려니와 올해는 2천만∼2천
5백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하니 이 또한
대단한 저력이 아닐 수 없다.
원단생산에서 봉제 가공 공정까지 섬유 제품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이 회사는 내년부터는 미국 및 홍
콩,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도 올해만
큼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수에서 수출로 전환한 대표적 회사로는 D社를 꼽을
수 있다.
연 매출액이 20억원에도 못 미치는 이 회사는 IMF 한
파 영향으로 올 매출이 13억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나마
경영자가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한 결과 단 한건의 부도
도 맞지 않았다는 점이 유일하게 위로 삼을 만한 일이
지만 30% 가까운 매출 감소로 인해 뼈를 깎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 회사는 퀄리티 위주의 고가 정책을
고집스럽게 고수한 결과 올 하반기들어 양질의 해외 바
이어 개척에 성공했다. 미국 및 유럽 바이어들이 가격
에 민감해 자사 제품과는 컨셉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
에 고가의 일본 바이어를 꾸준히 공략한 결과이다.
올해 수출은 1억원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몇 배의 수출
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이 회사의 전도를 밝게 해주
고 있다.
이들 개미군단은 효율적 인원 구성으로 인건비를 최대
한 줄이고 채산성 위주의 경영을 지향, 국내 섬유 산업
구조를 건전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업계가 지속적인 관
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며 이들의 성장을 독려해야
할 것이다.
<정기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