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브랜드죽이기「열풍」…이경호기자
패션업계, 브랜드죽이기「열풍」…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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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전에 앞다퉈 신규런칭에 열을 올리던 패션업계가 지금은 브랜드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것도 단 계적인 연착륙이 아닌 급전직하다. 특히 광고비의 대폭 삭감과 홍보인원감축은 그동안 브랜드에 들인 공을 일 순간에 무너뜨리는 위험천만한 행위인 것이다. 그렇다고 광고활동예산을 불황속에도 더욱 늘리자는 말 은 아니다. 합리적 소비가 「쓸때는 쓰라」는 말처럼 합리적 광고활동에 있어서도 「써야할 곳에는 써야한 다」는 것이다. 일례로 여타 광고집행을 모두 없앤채 90% 특판할인 광 고만을 집행하며 당장의 소비자 현혹판매에만 열을 올 리는 브랜드 가치가 1억원이었다면 소비자에게는 더이 상 그 가치가 1억원이 아니라 90%가 다운된 1천만원에 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또 수년전 10만원이상의 가격에 팔리던 청바지가 만원 에 팔리는 현실에서 경기가 호전되고 그 브랜드가 제값 을 받으려 한다면 소비자는 10배의 지출을 감소할 만큼 우둔한지 의심스럽다.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고 절벽으로 떨어지듯 브랜드를 추락시키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또 나락으로 떨어진 브랜드를 다시 재건할 때 그 비용 은 둘째 치더라도 재건된 브랜드를 소비자가 어떻게 인 식할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 볼일이다. 한번 소비자 눈 밖으로 난 브랜드가 다시 소비자에게 예전의 브랜드 포 지션으로 안착하기에는 소비자의 마음은 그렇게 너그럽 지 못하다.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기업이라면 이러한 현실 이 안타까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수긍한다고 하면 - 브랜드가 일순간 명성을 잃는다고 한다면 - 수직하락 보다는 연착륙이 필요하다. 최근 대기업사이에서 기업PR광고와 상품광고, 프로모 션이 다시 늘고 있는 현상은 일부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처럼 기업·브랜드의 고객과 사회에 대한 봉사이며 미래의 투자인 것이다. 산악인 허영호씨가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봉오리가 있 었다. 그는 정상 백미터를 앞두고 내려왔다. 기어서라도 갈수 있을 것을 그는 포기했다. 후에 허영호씨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떻게해서든 정상을 정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백미터를 오를수 있는 힘을 있 었는데 8천미터를 다시 내려갈 힘은 없었다.』 정상을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가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 요하다. 지금 우리의 브랜드들은 정상 백미터를 앞둔 허영호씨 의 입장을 되새겨 봤으면 한다.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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