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패션기업들이 핸드백 등 잡화 라인을 늘리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고 해외직구가 늘어나는 등 유통채널이 다변화되면서 브랜드 수익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목하는 분야는 바로 핸드백을 메인 아이템으로 한 잡화 시장이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아 기존의 의류 브랜드를 활용,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식을 심는데 유리하고 의류에 비해 단가가 높아 매출을 올리기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선두에는 SK네트웍스의 ‘루즈앤라운지’, 현대백화점 계열의 한섬 브랜드 ‘덱케’, 코오롱인더스트리 ‘쿠론’이 나서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자체 잡화 브랜드로 신수요를 창출하며 런칭 초기 주요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중상위권으로 올라서는 등 핸드백 시장에 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 중 SK네트웍스는 2013년 루즈앤라운지를 재런칭하며 핸드백 시장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는 작년에는 전년 대비 20% 성장하며 불황 극복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2014년 런칭한 한섬 덱케는 작년 한 해 매장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리면서 매출이 400% 성장했다. 자체 브랜드를 런칭함에 따라 수입 브랜드에 비해 원가 비중은 낮은 반면 수익성은 높아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직구의 영향으로 수입 브랜드 인기가 식은 것도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선두권 업체들이 시장을 치고 나가자 후발 주자들도 뒤를 이어 잡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지난 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내년 F/W에 맞춰 핸드백을 런칭하기 위해 쿠론을 이끌었던 석정혜 이사(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상무로 영입했다. 석정혜 상무는 액세서리 부문의 신규 프로젝트를 이끌며 내셔널 잡화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쿠론을 6년만에 730억원 규모로 키워낸 핵심 인물이다. 석정혜 상무 영입을 계기로 디자인 역량을 높여 핸드백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진작을 위한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며 수요 창출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핸드백을 위주로 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앞길에는 장밋빛 희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퀄리티와 가성비 등 차별화된 상품이 되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핸드백 등 잡화 시장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낼 경우 종합패션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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