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내 면세점 10년간 연 15% 성장
동대문 두타면세점, 명동 신세계 면세점 등 올해 추가로 서울시내면세점이 오픈하면서 면세점 채널이 패션잡화 브랜드의 캐시카우로 각광받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면세점 50곳 매출액은 총 5조774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5779억원)보다 26.1% 늘었다. 작년 매출액은 9조2000억원으로 세계 1위(세계 매출의 12.3%)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연 15.1% 성장했다. 총 매출 중 시내 면세점은 67.2%, 출국장 면세점은 26.9%를 차지한다. 특히 설화수, 후, MCM 등 국산 브랜드 성장에 따라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는 중국인 관광객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를 찾은 입국자수가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3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구성비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사이 45%(2015년)까지 증가하며 관광객 절반이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은 2020년에는 2억명이 넘을 전망이다.세계적 저성장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는 면세점 유통 채널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면세점 총 매출액 중 국산품 비중은 37.0% 수준이고, 중소 중견기업 제품 판매비중은 12.8%로 나타났다. 작년 품목별 매출 비중은 화장품(45.5), 가방류(16%), 시계(9.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면세점 관계자는 “글로벌 면세점 기업들은 점차 대형화 추세에 있다. 면세산업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육성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신유통채널”이라고 말했다. 작년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비롯해 올 상반기 SM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두산 면세점이 연이어 오픈했다. 이들은 국내 중소 브랜드와 신진 브랜드 지원, 시장 활성화 등 상생을 약속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다. 특히 핸드백과 선글라스 등의 잡화 분야가 브랜드 다양화를 추구하는 면세점에 입점하면서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베디베로 관계자는 “올해 5월 서울시내 면세점이 순차적으로 오픈하면서 매장을 적극적으로 늘렸다”며 “기존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외국인 모두를 만족 시켜 한류 브랜드로 자리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국산품 K한류 뜬다
패션업체들은 한국 브랜드가 요우커에게 인기를 끌면서 브랜딩을 높이는 역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며 면세점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성주그룹이 전개하는 ‘MCM’은 2010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K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할 때 진출, 중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백팩을 사기 시작하면서 알려졌다. 매년 동안 요우커가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품 중 하나다.
세원아이티씨가 전개하는 ‘베디베로’가 최근 요우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3년 런칭후 바로 면세점에 입점 후 올해는 23개 면세점에 입점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간다. 전년대비 300% 신장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하반기에는 홍콩, 태국 등 해외 면세점에 오픈 확장하는 만큼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고준희, 유빈, 박재범 등 많은 한류 스타들이 즐겨 찾는 선글라스로 알려지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반기 김우빈, 이종석 등 한류 스타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28년만에 사명을 바꾼 제이에스티나는 핸드백과 주얼리를 각각 2006년, 2007년에 면세점에 전개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은 35~40%로 높다. 국내서 2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해외에서는 주얼리7개, 핸드백 3개 매장이 각각 입점돼 있다. 내외국인 모두 선호하는 차별화된 디자인과 제품 경쟁력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주얼리는 TV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제작 협찬해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6월말 누계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93% 상승했다.제이에스티나는 “중국인 고객들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브랜드 인지도가 확대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끄레머천다이징이 전개하는 라빠레뜨는 2013년 1월에 면세점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에 8개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태국과 중국에 면세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이 30%에 이른다.
라빠레뜨는 “면세점에 진출한지 만 3년째다. 중국 고객 트렌드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객 니즈를 반영한 상품기획과 유통전략으로 매출을 높여나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브랜딩 노린다
작년에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세정이 전개하는 ‘디디에두보’는 면세점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지난 5월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동대문에 위치한 두타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추가 입점돼 총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디디에두보 관계자는 “면세점 이용 고객이 늘어나 올해 110억원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다양한 고객이 이용하는 면세점을 겨냥해 나라별 고객 니즈에 따른 상품과 행사 등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심원’이나 ‘호미가’ 등 중소·중견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갤러리에이엠이 전개하는 육심원은 15개 면세점에 입점돼 있다. 전체 매출의 83%가 면세점에서 나온다. 엠티콜렉션의 ‘메트로시티’는 2004년에 시작한 면세점 매출이 점점 오르고 있다. 올해는 전체 매출중 20% 이상이 면세점에서 나온다. 올해 3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400억원 매출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다. 특히 제주 공항면세점은 월 8억33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발렌타인이 전개하는 러브캣은 2008년 4월 진출해 8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6월 전년대비 55% 성장하며 순항중이다.
두타 면세점 - K패션 전진기지·동대문 상권 부활, ‘두 토끼’ 잡는다
동대문은 원단 공급, 봉제, 생산, 유통의 패션산업 집적지다. 최근 동대문 상권에 면세점이 들어서면서 K패션 전진기지로 다시 한번 상권 부활을 꾀한다. 그 중심에 두타면세점이 있다. 두타면세점은 총 면적 1만6825 ㎡(약 5090평) 규모로 7개 층에서 500여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수입화장품을 비롯한 뷰티, 향수, 패션, 액세서리 등이 영업을 시작했다. D마트(D-Mart), D뷰티(D-Beauty), D 패션존(D-Fashion Zone) 등 특화 조닝을 구성했다.패션존인 D-7에는 신진 디자이너가 입점한 원오원글로벌(101global) 편집샵을 비롯해 ‘드페이(Defaye)’, ‘노앙(Nohant)’, ‘카네이 테이(Kanei Tei)’,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 등 K-패션 브랜드 입점을 통해 글로벌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새로운 K패션 한류 트렌드를 리드해가며 두타면세점만의 독특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D3층에는 최근 방영된 인기 드라마를 테마로 한 태양의 후예관과 한류를 소재로 한 디자인관이 운영되고 있다. 오는 8월까지 D9층에는 디자인 감성과 한류 열풍과 관련한 가방, 문구, 안경 등 생활 소비재 아이디어 제품이 입점되는 글로벌 생활명품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지난 5월 임시 개장한 두타 면세점은 하루 평균 4~5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면세점 업계 최초로 동대문 상권 특수성을 살려 층에 따라 밤 11시, 새벽 2시까지 심야 영업한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아직은 K뷰티 인기가 높은 편이다. 차츰 한류에 대한 관심이 커 K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은 국내외 연 2000만명이 다녀가는 글로벌 쇼핑명소 두타몰과 연계돼 동대문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패션 1번지 동대문이라는 특수성을 기반으로 명품 브랜드 위주의 기존 면세점과 신진 브랜드를 키워 한국 패션명품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두타몰이 디자이너 브랜드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두타 면세점 역시 K브랜드를 발굴 세계화 시킨다는 목표다.
두산그룹은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한 첫 걸음으로 지난해 10월 200억원을 출연해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했다.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지난해 11월 두산베어스 선수사인회를 비롯해 가수공연 등을 펼쳤다. 신진디자이너가 참여하는 365패션쇼, 인근 평화시장, 신평화시장 등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인 교육, DDP 야시장 개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산몰은 동대문 시장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두타몰이 수행기관으로 활동하고 총 사업비 60억원 중 두산그룹이 10억원을 지원했다. 두타몰과 두타면세점은 동대문 일대의 전통시장을 외국인의 필수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두타몰과 연계해 상권 일대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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