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일부 몰 전환 점포 평당 50만 원 보증금 내라”

패션 테넌트 운영방침 甲질

2017-10-21     나지현 기자
홈플러스의 최근 패션 테넌트 부문 운영 방침과 관련 입점 업체들의 원성이 높다. 홈플러스는 최근 기존 23~25% 수수료 베이스 조건에 몰 형태로 전환한 일부 점포에 한해 매장 평당 50만 원 가량의 보증금을 지급하라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는 일부 몰 테넌트로 개발한 18개 특화 점포에 해당된다. 11월 30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파주 운정점을 필두로 계약기간만료 시점이 도래하는 5개 점포에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실제로 파주 운정점에 입점하는 업체들은 기존 23~25% 수수료에 평균 500만~1000만 원 가량의 보증금이 추가된다. 현재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수수료와 평당 보증금 액수 조율이 이뤄지는 등 입점 유치를 위한 혼선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7조2000억 원의 규모로 국내 M&A 역사상 최고가로 홈플러스를 사들였다.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 조건을 존중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표했지만 사실상 기존 핵심 임원들은 좌천되거나 사퇴했다. 현재도 홈플러스 전반에 대한 경영 진단과 재무구조 개선 차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및 조직 슬림화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속성으로 볼 때 재매각을 위해 최소 인원으로 최대 이익을 남기는 구조를 위한 준비 작업이 아니냐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일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대부분 배수율이 낮은 중저가 브랜드를 상대로 패션 테넌트를 운영하면서 매년 수수료 인상과 수시 MD로 입점 업체들은 수익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추가적으로 보증금까지 지불하라는 통보는 요즘 같이 시장 활기가 없는 상황에서 자체 수익 보전만을 위한 입점 업체 쥐어짜기 식의 횡포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밝혔다. 업체 또 다른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역신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MBK파트너스측이 몇 달 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점포에 한해 임대형태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패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영진의 소통 불능, 명분 부족이 명확한 처사다. 특별한 대안 없이 업체들 부담만 가중해 역신장을 메꾸려는 꼼수로 보인다”며 “다른 유통에서도 모방할 우려가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몇 년간 최근 소비 추세를 반영해 리테일먼트 컨셉의 몰링에 초점을 맞춰 패션 부문의 역량 강화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입점 업체들 간의 사전 협의나 공식적인 공문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진행돼 전형적인 유통 갑질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홈플러스측은 몰링으로 전환한 점포들이 MD파워를 높이고 집객 강화를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업체들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책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남성복과 잡화 브랜드 일부는 우선적으로 시행해 큰 반발 없이 진행되고 있어 형평성의 논리상 식음료 포함 패션 테넌트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또한 특수 점포에 한한 것으로 전점으로 확대 계획은 없어 “무리한 확대 해석은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