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김영란법, 살아나는 골프 시장 불똥튈까

2017-10-28     강재진 기자

최근에 만난 한 골프업체 관계자는 “3,4년 동안 계속 침체기 였던 골프가 내년 봄을 필두로 겨우 붐을 타나 싶었는데 김영란법이 발목을 잡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시작부터 찬물을 끼얹는 것도 아니고 안타깝다”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골프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사치성 레저로 인식되고 있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민 스포츠라는 의식도 높아지고 있지만 골프 업계는 예전 천안함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며 좌불안석이다. 2010년3월26일 천안함 침몰 당시 골프 업계는 모처럼 상승세를 타며 매출이 오르던 시기였는데 공무원 골프금지를 비롯, 다양한 골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며 업계가 뒤숭숭했었다. 이번에도 김영란법 발효로 여러 업계에서 말이 많지만 특히 골프쪽은 고객 초청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가 많아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업체에서는 내년 신규 골프 런칭쇼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대규모 패션쇼와 식사가 마련된 행사라 김영란법에 저촉될 까 싶어 골머리를 싸매기도 했다. 물론 행사는 별탈없이 진행됐고 아직(?)까지는 별문제가 없어 다행이라는 후문도 들려온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져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우리 회사도 조만간 VIP대상으로 골프대회를 예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김영란법은 고위층의 불법 청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작됐는데 실상은 서민층에 피해가 많은 것 같다. 요즘 뉴스 보도에서 나오는 것도 감사의 표시로 커피한잔, 케익 한조각 등을 건낸 것으로 고발된 사례 뿐이다. 어디까지 하고 어디까지 말아야 하는 지 머리가 아프다”라며 실무자들은 고충을 털어놨다.

업계사람들은 김영란법 자체를 잘못됐다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패션섬유업계는 업무 특성상 화려한 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변수가 많은 만큼 현실을 감안한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법을 해석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