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 덮친 대구 서문시장…원단·의류상가 잿더미

상인당 최소 1억여원 등 700억 피해 대구시, 안전처에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청

2017-12-05     김영관
지난 11월 30일 새벽 2시 8분경 대구 서문시장에서 불이나, 6시간이 넘는 작업 끝에 화재가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500여개 이상의 점포가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는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에 밀집해 있는 의류상가로 인해 화재가 더욱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불이 난 4지구는 시장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점포와 점포 간격이 다닥다닥 붙어있을 뿐만 아니라 인화성 물질도 곳곳에 쌓여있어 화재가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산했다.
이번 화재 사고로 진압에 나섰던 중구 소방서 소방관 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소방차 97대, 화재진압 인력 400여명이 투입됐다. 소방 당국과 경찰은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상인들이 점포당 최소 1억여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4지구 건물내 680여 점포 모두 큰 피해를 입어 재산 피해 규모가 600~700억원에 달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오후 이곳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관심을 표했다. 불이 나자 서문시장에 원단을 납품하는 업체 관계자들은 큰 우려를 표명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이다. 원부자재를 납품하기 위해 서문시장을 매일 방문한다는 모 업체 사장은 “(매장 주인이) 전화를 안받고 있어 걱정된다”며 “큰 화재에도 불구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현장을 방송해 주는 곳도 없어 답답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소방 당국은 대구시, 중구청 등과 협의를 거쳐 화재 현장 복구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서문시장 화재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을 국민안전처에 건의했다. 국민안전처는 12월1일 행자부, 산업부, 복지부, 중기청, 국세청, 병무청, 전국재해구호협회, 대한적십자사 등 관계부처와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범정부 긴급지원 대책 회의를 가졌다. 대구 서문시장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조기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 부처와 기관들은 지원 가능한 분야를 논의하고 범정부 지원 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에라도 재난지역 선포와 같은 수준으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자치부 역시 피해를 입은 주민에 대해 지방세 납부기간 연장, 체납 징수 유예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동원하기로 결정했다.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형성된 유서 깊은 시장이다. 옛 이름인 대구장은 조선시대 평양장, 강경장과 더불어 전국 3대 장터 중 하나였다. 지난 2005년에도 서문시장 2지구 전체가 전소되는 큰 화재가 발생해 약 689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