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기업간 교류회 지상중계 - 불가분 소재와 디자인…“서로 교류하는 플랫폼 구축 시급하다”

2017-12-23     정기창 기자

패널토론 참석자
최윤영 NSB 대표(사회, 바로 아래 사진)
고창욱 알앤디텍스타일 차장(오른쪽부터 패널1)
유정우 나나인터넥스 이사(패널2)
추유미 ‘미유미’ 대표(패널3)
김혜은 제이에스마샬 디자인 실장(패널4)
이희조 서원DF 대표(패널5)

지난 14일 세미나에서는 성공적인 중국 섬유시장 진출을 위한 O2O마케팅에 이어 섬유패션기업간 교류를 위한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들의 소개와 발제가 끝난 후 세미나에 참석한 일반 참석자들도 의견을 개진하며 활발히 토론을 이어갔다. 다음은 이날 패널토론 주요 내용.

최윤영(이하 최) : 소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소싱을 하려고 하면 어려운 게 소재다. 어떤 소재를 갖고 나가야 하는지 정보가 부족하다. 업체들 모니터링 결과 섬유(업계)쪽은 패션업체와 소통하고 싶지만 필요한 패션업체와 매칭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의견을 나눴지만 해결책이 없더라는 의견이 많았다. 솔루션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고창욱(이하 고) : 알앤디텍스타일은 아세테이트 원단 수출이 주력이다. 전시회 준비를 위해 트렌드를 잡을 때가 가장 힘들다. 많은 기관에서 설명회를 열지만 정보를 취합해 필요한 것을 얻기 어렵다. 이런 디테일 한 것까지 보여주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포인트 있는 마케팅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원단이 없을까 고민한다. 이런 사항을 패션 업체와 같이 진행하고 싶다.유정우(이하 유) : 패션업체가 (원단) 공급업체를 제조업체인지 컨버터인지 모르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소재를 소개받을 권리를 박탈당하는 사례도 많다. 섬유와 패션의 교류가 절실하고 필요한 시점이다.

추유미(이하 추) : 의류만 18년째 하고 있다. 브랜드 전개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 홈쇼핑, 도매도 했지만 디자이너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원단 소싱이더라. 전에는 원단을 써 달라고 찾아오더니 이제는 양이 적어 공급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샘플감 구하는 일이 불가능할 정도다. 소재욕구가 가장 강한 곳이 디자이너 브랜드다. 원단 수급이 제일 어렵다. 중국은 한국 디자이너를 많이 찾는데 한국 업체는 오히려 디자이너를 꺼린다.김혜은(이하 김) : 국내 대기업 원사와 원단을 사용해서 내수하면 시험·검사 가격이 높아진다. 게다가 국산 원단은 가격이 높기 때문에 브랜드 마크업을 확보하기 어려워 선호도가 떨어진다. 컨버터를 통해 많은 소재정보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최 : 기능성 소재를 쓰려고 해도 미니멈 오더를 해야 하고 다 팔지 못하면 리스크가 커진다. 특히 신소재를 시도할 때는 소비자에게 통할지 자신이 없어 통상 30%만 쓰게 된다. 동일한 물량을 쓰면 ‘복불복’이 된다. 잘 되거나 망하거나 둘 중 하나다. 악순환 구조다. 대만 업체들은 한국 제품 좋지만 미니멈 수량이 많아 어렵다고들 한다. 대만 기업은 같은 마크업이 나와도 미니멈 수량이 적어 이쪽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이희조(이하 이) : 원단(업체)과 디자이너는 온도차가 있다. (원단업체들이) 수천 만원 들여 행거를 뿌리면 디자이너들은 컬러웨이를 요구한다. 디자이너는 컬러에 민감하다. 반면 원단 업체는 소재에 비중을 둔다. 폴리 혼용률 별로 15~50%까지 수십 가지를 준비한다. 디자이너들은 이 차이를 모른다. 박린준 디자이너 : 서울패션위크 오프쇼에서 충남섬유와 콜라보레이션 했다. 섬유업계가 스폰서십을 제공하면 디자이너는 모델리스트가 되겠다. 업체는 원단을 제공해주고 디자이너가 좋은 컬렉션으로 풀어주면 원단 업체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가격을 내려달라고 할 게 아니라 디자이너를 모델리스트로 활용해 파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섬유와 패션 업계가 협업을 통해 좋은 퀄리티의 원단을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어야 한다.최 : 이런 협업이 많았으면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니즈가 많다. 그러나 실질적인 교류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장을 뛰고 있는 사람들간 커뮤니티를 만들고 포럼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우리 업체들이 해외 전시회에 나갈 때 디자이너와 동반해 원단을 개발하고 디자이너는 이를 제공받아 함께 시장을 공략하는 협업이 좋을 것 같다.김진태 진주실크 대표 : 패션, 디자이너 업계가 감각적으로 이끌어 달라. 실크는 kg당 60불이 넘는다. 몇 천 원짜리 수주하지 말고 실크를 디자인적으로 연계하면 야드당 5000~1만원 이하로도 가격을 맞출 수 있다. 실크와 원사를 접목해서 소재 개발해 가치를 높이자. 지금까지는 제직에만 중점을 뒀는데 (이 자리에서 보니) 패션과 디자이너가 우리 고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실크연구원에 문의해 달라. 이곳에 좋은 업체들이 많지만 패션, 디자이너 업계를 너무 모른다.

전상열 한국섬유신문사 사장 : 총론으로 보면 밀(mill)과 브랜드가 같이 가는 것이다. 그러나 각론은 다르다. 여러분들 생각을 듣고 싶다.고 : 생산업체는 소규모 디자이너와 거래할 때 이익을 기대하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필요할 경우 계획서를 갖고 브리핑 해줬으면 좋겠다. 정확하게 피드백을 해주면 소량도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 : 디자이너 브랜드라고 반드시 수량이 적지는 않다. 커질 수 있다. 처음에 공급업체가 어떻게 팔로우업(follow-up)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제직도 소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또 유기적으로 주도할 클러스터가 구성돼야 한다고 본다.

조희근 한국섬유수출입조합 상무 : 섬유센터에 K텍스타일 쇼룸이 구축돼 있다. 여기에 70개 회원사 샘플이 비치돼 200개 넘는 신제품을 볼 수 있다. 또 DDP에는 온오프라인 마케팅과 섬유패션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뭉쳐 협업을 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해서 만들어가야 한다. 1~2년으로 성과를 보고 가면 어렵다. 변화를 위해 모두가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된다.이 : 디자이너가 1년에 300가지 모델을 만든다면 소비자는 티셔츠 하나 고르는데 인터넷에서 2만벌을 본다. 고객은 원단을 보기 전에 옷을 먼저 본다. 옷으로 구현되지 않으면 안 된다. 플랫폼은 MD와 디자이너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플랫폼이건 커뮤니티건 첫 번째는 고객이다. ‘고객이 누구냐’에서 출발해야 한다.

최 : 섬유기업이나 패션, 디자이너는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도 적절한 상대방을 찾기 어려웠다. 지금은 대화를 나눌 다양한 수단이 있다. 발전된 방향으로 대회가 이뤄진다면 올바른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업을 누구와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을 찾는 노력을 우리 내부에서 해보자.
/정리=정기창 기자

이희조 서원DF 대표
中진출 K브랜드, 제2세대 진화 나서야
스포츠 시장 겨냥 디자인·원단개발 차별화 역설

이희조 대표는 중국진출을 위한 융복합 사례를 들고 한국 섬유와 패션업계가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원단업체와 브랜드간 소통과 협력을 넘어서 제2의 진화가 필요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14일 섬유센터에서 중국 진출을 위한 시장 이해와 마케팅 전략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생산 시장에서 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2014년 5월부터 수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2013년 이후 백화점보다 쇼핑센터가 급성장했다. 대형 아파트와 주거 단지가 개발되면서 부터다. 동부의 1, 2선 도시가 성장의 중심에 있었다면 현재는 서부 내륙지역 3~4선 도시가 부상하고 있다. 고객층도 서부의 영마켓이 주축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중국에서 이랜드가 성장했지만 중저가 K브랜드가 백화점에서 자리잡기 힘들 정도로 중국 로컬 브랜드와 경쟁이 심하다”고 밝혔다. 2013년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남성 캐주얼 해외 수입비중은 전년대비 홍콩(270.3%), 인도네시아(139.3%), 포르투갈(109.6%)순으로 높았고 한국은 35.2% 감소했다. 여성 캐주얼 수입 증감률도 한국(-13.1%)만 감소했다. 중국내 한국 섬유 점유율 역시 하락했다. 한국은 지난해 약22억 달러 물량을 수출했지만 점유율은 15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이 대표는 “일본, 대만, 미국 등 8개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이 중국 섬유시장 점유율이 가장 낮고 중국 원단 수출도 감소했다”며 “중국시장의 임금 인상과 제 3국으로 가먼트 생산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복종별 사이클은 스포츠 성숙기에 이르렀다. 여성복이 급신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남성정장과 여성제화가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남성들이 예뻐지기 시작했고 중국의 80년대생들이 신흥 소비세력으로 등장했다. 백화점에서는 고급 여성복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살아있다는 판단이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중저가 캐주얼, 아동복, 스포츠 캐주얼이 경쟁이 심하다. 특히 저가 캐주얼시장은 여성복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40~45세대가 골드마켓시장이지만 중국은 30~35세대가 여성복 캐주얼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산 의류 가격이 연간 20% 인상됐고 인건비가 올라가면서 쇼핑몰은 시안 등 3, 4선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는 패션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있다.그는 “중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포인트는 중국 로컬기업(Meters, Bonwe, SEMIR) 성장과 SPA 경쟁에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원단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대리상을 통한 수출보다는 중국 안에서 브랜드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K브랜드가 2세대로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능성 원단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고가 기능성 원단이 안정화되지 않았다. 높은 수입관세에 대한 대안으로 현지화 생산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정숙 기자 jjs@ayzau.com

심준규 솔루션컴퍼니 대표
中소비자,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성공적인 중국시장 진출 위한 O2O 제안

심준규 솔루션컴퍼니 대표는 중국 소비자 성향을 모바일(Mobile)과 비디오 콘텐츠(V-Contents)로 요약한다. 인터넷 발달이 늦었던 중국은 단숨에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상품구매에서 결제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추세다. 한국과 달리 QR코드는 간단한 상품 판매대에서 대형 쇼핑몰과 아파트 외벽에까지 활용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중국의 ‘카톡’으로 불리는 위챗(WeChat)은 소통(Message)과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지불수단(Payment)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결재를 위한 충전금액에 20%를 더 얹어주는 마케팅기법도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 동력이 되고 있다. 심지어 위챗 결재만 받는 길거리 노점상이 등장하고 자판기도 스마트폰 하나로 물건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중국형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Didi Chuxing),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모바이크(Mobike) 같은 신종 서비스 역시 모바일을 기반으로 태어난 신생 스타트업이다. 모바일이 소비생활의 핵심이 되면서 시각적 정보를 전달하는 비디오 콘텐츠도 빠르게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7:3이었던 글과 이미지의 비중은 전세가 완전히 역전됐다. 페이스북과 웨이보(Weibo)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 사진, 비디오 같은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동영상 분량은 30초에서 15초로 줄었다 이제는 5초짜리 초 이미지적 단계로 접어들었다.이는 곧 왕홍(SNS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 유명인사) 열풍으로 이어진다. 왕홍은 주관적 사용후기와 객관적 상품 정보를 무기로 소비자들을 참여시켜 폭발적으로 소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왕홍의 영향으로 디자인·기획에서 상품제작, 판매(온오프라인), 마케팅(프로모션) 4단계로 이뤄지던 브랜드 사이클도 크게 바뀌었다. 샘플제작·방송진행→디자인·기획(피드백 반영)→상품제작→온라인판매실·시간프로모션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심준규 대표는 “중국 시장에 친숙하고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중국 고객의 모바일 기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과 소재 등 차별화된 요인을 준비해 소비자들이 친숙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현지 소비자를 이해하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의 진실성이 외면되어서는 안 된다. 심 대표는 “지금은 있는 그 자리에서 검색하면 모든 정보가 다 나오는 시대”라며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진실된 컨텐츠”라고 강조했다. 디자인과 소재 등 차별화 요인을 준비해 현지화 하는 것은, 물론 필수다.

소재를 특화해 소위 ‘대박’이 난 유니클로 ‘히트텍’과 우주복 기술을 담아낸 마케팅 스토리로 주목 받은 지오투 ‘스페이스 수트’는 차별화 소재 성공의 대표적 사례다. 더아머는 기능성 소재 대중화로 매출이 수직성장하며 중국에 유사브랜드가 난립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다.
/정기창 기자 kcjung100@ayza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