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섬유패션 10대 뉴스 - 연중 화두 ‘불황극복’…‘M&A·상생경영’ 회오리
1 개성공단 폐쇄
2월10일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를 전격 발표했다. 개성공단 폐쇄는 내수 브랜드에 납품하는 중소형 섬유의류 제조업계에 큰 타격을 입혔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로 인한 피해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 중 섬유패션 기업은 58개사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피해 보상 문제는 아직도 정부와 업계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실질피해액 중심으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정부는 기존 보험제도의 틀 안에서 보상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복합몰 전성시대
오프라인 유통 성장동력은 라이프스타일형 복합쇼핑몰이다. 신세계그룹이 전개하는 스타필드하남이 오픈하면서 쇼핑·문화·여가·레저 복합 체류형 쇼핑몰 시대가 시작됐다. 김해, 하남, 대구점을 오픈하면서 공격적 횡보를 시작한 신세계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형태의 백화점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인천 송도의 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오픈하며 패션과 함께 식음매장을 강화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몰 진주점(9월), 은평점(12월)을 오픈했다. 또 미니 백화점 엘큐브를 홍대에 이어 이대와 가로수길에 오픈하며 복합쇼핑몰과 20대를 겨냥한 컨텐츠 강화에 나섰다.
3 美트럼프 대통령 당선, 반세계화 무역질서 확산
사실 미국 대통령 당선이 국내 섬유패션산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무효화하고 자국 산업보호를 우선시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기존 세계 무역질서 패러다임을 한꺼번에 뒤흔들었다.
이에 따라 TPP 최대 수혜국인 베트남 투자를 결정한 한국 섬유의류 수출업체들은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한·베트남 FTA를 활용하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4 섬유센터 신축 공론화
본지는 올 1월부터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빌딩 신·개축에 관련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이와 관련된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내부 문건을 입수, 지은 지 25년 된 섬유센터를 신축하는 안을 공론화했다. 한국 섬유패션산업을 대표하는 상징물로서 위상이 재정립 되야 한다는 의미가 크게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건물 노후화로 인한 과다한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는 효율적 빌딩 운용을 위한 대안이기도 했다. 빌딩 신축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위한 공공재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명분론이 힘을 얻었다.
5 캐주얼 브랜드 대형 인수·합병
캐주얼 시장의 인수 합병이 활발히 전개됐다. 데님 브랜드 FRJ와 캐주얼 기업의 대명사격인 엠케이트렌드가 한세실업 품에 안착했다. YK038에서 전개하던 흄은 케이브랜즈에 인수될 예정이다. 이같은 캐주얼 업계의 부침은 최근 경기 침체와 관련되면서 관련 업종간 전문화 일환으로 보인다. 케이브랜즈의 경우 캐주얼 전문 기업으로 닉스, 겟유스드, GU# 등 진캐주얼 전문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 영역 파괴 ‘애슬레저룩’ 부상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를 합친 스포츠웨어 용어로, ‘가벼운 스포츠웨어’라 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편안한 스포츠웨어 차림을 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추세를 반영해 일상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면서도 스타일까지 연출할 수 있는 패션을 뜻한다. 전문 패션업체에서 애슬레저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는가 하면 이러한 소비추세를 겨냥한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는 등 시장 확대 조짐이 보였다.
7 공정 사회로의 첫 발, ‘김영란법’ 시행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9월28일부로 시행됐다. 부정경쟁을 방지하고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 환영 받았지만 초기에는 사회 전반에 극심한 혼란을 몰고 왔다. 이 법안의 직접적 규제를 받는 섬유패션 관련 기관·단체와 언론 등은 보수적인 업무 규정을 마련해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 변화에 대처했다.
8 홈플러스, 보증금 부과 갈등 봉합
최근 홈플러스가 입점 업체들에 브랜드별 수수료 외에 평당 보증금을 추가로 요구해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홈플러스는 패션 입점업체에 23~25%의 수수료와 함께 평당 35~50만원의 보증금을 추가로 지급할 것을 통보했다. 이 제도는 지난 12월22일 오픈한 파주 운정점을 필두로 몰 테넌트로 개발한 재계약이 임박한 18개 점포 입점 업체들이 대상이었다. 하지만 본지 보도를 계기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사태 발생 50여일 만에 보증금 부과 방침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직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홈플러스 측은 신규 오픈한 파주 운정점에 한해서는 보증금을 받겠다고 번복해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여론이 다시금 갈등의 불을 지피고 있다.
9 2016년 섬유류 무역적자 1조원
작년 1.5억불 수준에 그쳤던 섬유류 무역 적자 폭이 올해는 11월말 기준 10억 달러를 넘어서 연간 적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기준 섬유류 수출은 총 124억2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하락했다. 12월 수출이 예년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도 총 수출은 136억 달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34억불을 기록한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3억98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000년대 들어 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2009년(총수출 116억 달러, 무역흑자 42억불)과 비교해도 질적인 면에서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0 현대百그룹,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
현대백화점이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에 이어 빅4로 부상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을 3261억원에 인수하는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한섬 인수 후 4년만에 SK까지 손에 넣으면서 약 1조3500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수입브랜드 타미힐피겨, DKNY, 클럽모나코, 오브제, 오즈세컨 등 인지도 높은 국내외 브랜드 총 12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고 여성복업체인 한섬과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이 가진 역량과 노하우를 결합시켜 유통과 사업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