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최옥희 대명패브릭 대표 - “인간에게 친환경으로 보답하는 초기능성 원단 알려요”

한 원단 양면에 다른 기능성 접목…다품종 소량생산 가능

2018-01-13     정정숙 기자
대명패브릭이 원단 양면에 서로 다른 기능성을 접목시키는 후가공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 한다. 니트를 비롯한 모든 직물원단에 편발수 기능을 추가하는 가공 기술로 전세계 바이어가 한국을 찾아오게 만들겠다는 목표다. 30년 섬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최옥희 대표는 기능성 제품을 화두로 한 제조공정 혁신으로 섬유혁명을 이루겠다는 확신에 차 있다.


대명패브릭은 오는 4월 국내 최초로 니트 원단을 포함한 다양한 원단을 후가공 하는 ‘자기균등 도포’ 시스템을 갖추고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섬유업계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친환경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정부는 물 없는 컬러 염색산업 육성을 지원하는 등 친환경에 대한 정책에 앞장서고 있다.

대명패브릭은 올해 안으로 전처리 후가공 겸용의 마그네틱 박막 도포시스템과 물 없는 염색, DTP 전처리 과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접목시켜 효율을 최적화하는 공정을 완비한다.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에 큰 걸음을 내 딛고 있는 최 대표를 지난 10일 남양주 본사에서 만났다.

■ 4월 후가공 공장 확장
최 대표는 오는 3월 완공을 앞둔 포천시 일동면 공장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이 날 인터뷰는 마그네틱 박막 도포기계를 이용해 후가공 기술력을 갖춘 대명패브릭의 비전에 포커스를 맞춰졌다.

“7년 간 국내 니트원단을 국내외 업체에 납품했지만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죠. 그때 이 기계를 알게 됐어요. ‘새로운 기술로 섬유에서 승부를 내자. 이 아이템을 상품화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로 임했습니다. 바로 공장부지를 검토하고 제품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공장 완료까지 1년이 걸린 셈이죠. 세계 원단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바이어가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섬유소재를 찾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최 대표는 제품과 설비 구상을 마친 후 부지를 물색했고 곧바로 공장건설에 나섰다. 6611㎡(2000평) 부지에 들어서는 포천 공장은 마그네틱 박막 도포시스템(이하 도포기) 등이 갖춰진다. 이 도포기는 도포·코팅·프린팅·염색을 한번에 끝내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정상 가동될 경우 월 평균 20만~50만 야드 생산이 가능하다. 올해 480만 야드 생산이 예상된다. 대명 패브릭은 원단 수출과 기능성원단 사업으로 올해 18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다. 2020년까지 4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업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기계는 각종 원단에 후가공을 입혀 고기능성 원단을 만들 수 있고 다품종 소량생산도 가능합니다. 특히 원단 한쪽은 흡습, 다른 쪽은 방수가 되는 편발수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어요. 무장력 기술을 접목해 원단 수축률이 1~2% 정도로 낮아 형태 안정성이 높습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 될 것입니다. 또 인체에 무해한 케미칼을 사용해 최근 트렌드에 맞는 친환경 섬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니트 원단 등 모든 원단 기능성 접목
이 도포기의 후가공 과정을 거치면 편발수 성능을 가진 고기능성 원단을 만들 수 있다. 니트원단을 비롯한 다양한 원단에 양면·단면 기능성 후가공을 처리할 수 있다. 니트원단과 코튼·리넨·울·폴리에스터·나일론·실크 등 거의 모든 원단에 발열·발수·방오·소취·방염 등 기능성을 부여할 수 있다. 물로 박막코딩 돼 원단 표면이 균일하다. 최대 장점은 고어텍스나 쉘러 같은 원단이 가지고 있는 발수 기능을 니트 원단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축성 있는 원단 특성상 일반적인 니트소재에는 기능성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FITI시험연구원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140g 저지원단(폴리에스터 87%, 스판 13%)의 바깥쪽은 60초 동안 물을 흡수하지 않았고 30회를 세탁 해도 성능이 그대로 유지됐다. 열악한 환경을 버텨야 하는 군복에도 시험해 봤다. 군복에 1분간 100ml 비를 10분간 내리게 했는데도 젖지 않고 쾌적한 상태가 유지됐다.

■ 친환경 공정 물 없는 건식 염색
대명패브릭이 완비한 친환경 혁신 공정은 기존의 인식을 확 뒤집어 놓았다. 물 없는 건식 염색으로 원단 염색시 다량 배출되는 오염물이 없기 때문이다. 오·폐수 발생이 거의 없는 건식염색은 환경오염 방지는 물론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다. 비용이 기존 공정 대비 1/3 수준이다.

최 대표는 “한 기계에서 기능성 후가공, 나염, DTP 전처리 과정을 직접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 불량률은 1~2%에 지나지 않고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기존 나염이나 후가공과 비교해 60~70%가 줄어든다”고 밝혔다. 특히 화이트 나염은 눈에 띄게 나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색상 선명도는 40%나 높다.“최근 일본 업체로부터 1만 야드의 후가공 오더를 받아 생산 중입니다. 주문이 까다롭기 유명한 일본기업에서 첫 오더가 나왔다는 건 의미가 있어요. 이 회사는 중국에서 원단을 생산하고 베트남에서 봉제를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우리가 원단까지 맡아 생산할 예정입니다. 까다로운 일본 바이어가 우리의 품질력을 인정했습니다.”그는 해외 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명패브릭은 평창올림픽 후원을 위해 대한스키지도자연맹에 특수가공 래시가드(all season wear)를 협찬했으며 삼우디지털프린트는 특수가공 롱패딩을 후원해 품질 인정을 받았다. 대명패브릭은 품질에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결단이다.대명패브릭은 작년 9월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된 패션월드도쿄 행사에 참석한 후 한 달 만에 일본 업체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대명패브릭 원단이 아디다스 일본지사 및 중국지사, 유니클로, 이케아 원단사업부 등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또 국내외 300여 바이어에 샘플을 제공해 거래선을 트고 있다. 이미 개발해 놓은 4000여종 원단에 신기술을 적용하면 무궁무진한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재 거래하고 있는 갭(GAP) 게스(GUESS) 콜스(Kohls) 등 글로벌 바이어뿐만 아니라 내수시장고객들도 대명패브릭의 신소재에 반색하고 있다.최 대표는 “양쪽 면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후가공 섬유는 스포츠 웨어, 아웃도어 캐주얼, 언더 웨어, 침장, 신발에 폭넓고 다양하게 쓸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편발수를 요하는 의류용 부직포는 물론 건축, 기계 등 산업용 부직포에도 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입니다. 물 없는 나염은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어요. 반면 가격은 일반 후가공과 비슷해 가성비도 뛰어납니다. 회사가 있는 남양주, 경기도 지역 발전에서 나아가 국가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이 기술을 바탕으로 부직포 공장도 지을 예정입니다. 신기술로 신 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환경이 바뀌면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최 대표가 친환경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가성비 높은 제품에 사활을 건 이유다. 대명패브릭은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사람한테 이로운 원단을 만들자는 기업정신을 추구한다. 최 대표는 독보적인 기능성 후가공 처리기술로 대명패브릭을 세계적인 클린(clean) 기업으로 키워가는 확신에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