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곽수종 조지메이슨대 교수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섬유패션 비전, 인구보다 미래 가치에서 찾아라” 인터넷·모바일 기반 마케팅 플랫폼 중요
곽수종 現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한국을 중심으로 주변 美·中·日 3국과 연계된 국제정세를 사회·정치·경제 다각적인 방면으로 분석·예측한 미래 모델을 세워 각광받고 있다. 곽 교수는 지난 18일 경기섬유산업연합회가 주최하고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이 후원한 경기도 ‘2017 신년세미나’에서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1시간 30분에 걸친 강연을 통해 한국을 둘러싼 정치·경제적 변화를 예측하고 우리 업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그의 강연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美·中간 대립은 앞으로 한국 경제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이 불가하지만 협상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확실한 것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전력한다는 점이다. 포드자동차와 캐리어 에어컨, GM, 도요타, 현대기아차 등 제조기업들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에 압박을 받고 있다. 기업정책 측면으로 보면 법인세 인하를 앞세우고 있다. 현 35% 법인세를 15%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법인세가 낮아지면 세수가 줄어 정부는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미국 재정적자는 5~6000억 달러 수준인데 법인세를 인하하면 2017년 재정적자는 1조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美, 中 양자간 택일을 강요하고 있다. 진정한 파트너는 누구인가.
“미국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는 원 톱(One top) 국가다. 글로벌 룰 세터다(global rule setter). 원천 기술을 갖고 소프트웨어로 시스템을 만든다. 말하자면 설계도면을 만드는 위치다. 이에 맞는 정밀 소재와 부품을 담당하는 곳이 독일과 일본이다. 실용화에 필요한 가장 미세한 정밀 부품을 만드는 곳이다. 한국은 다음 단계에서 이들을 붙이고 가공해서 생산하는 국가다.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같은 국가들이 이 선상에 있다. 그 다음이 중국이다. 중국은 비록 4번째 단계에 있지만 우주 항공 의복 컴퓨터 소프트파워 등 모든 산업을 갖고 있다. 중국은 독일 일본 한국이 가진 모든 단계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과 경쟁에는 관심이 없다. 중국이 지향하는 자리는 미국이 위치한 톱(top) 자리다. 한국은 과연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할 것인가.”
-2017년 한국 경제를 예상하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상고하고(上高下高), 즉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의 미래 성장 가치를 좋게 본다는 것이다. 기업이 공장을 짓고 고용을 늘리면 소득이 올라가 집(부동산) 수요가 늘어난다. 시중에 돈이 풀리고 이자가 낮으니 투자 대체 자산으로 부동산이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가 맞는다면(증시 활황이 기업 매출 증가와 경기부양을 의미한다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좋다고 볼 수 있다.
-섬유패션업계는 어떻게 대처하나.
“서브 프라임 위기 직후인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는 ‘불황일 때 품질 대비 가격 좋은 상품이 히트를 치더라’는 보고서를 냈다. 불황일 수록 가격은 떨어져야 하는 반면 품질은 올라가야 한다. 이게 소비자 심리다.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품목이 바로 섬유패션산업이다. 더불어 식음료, 사치품이 각광을 받게 된다. 이런 현상을 잘 눈 여겨 봐야 한다.
미국에 스레드리스닷컴(threadless.com)이라는 티셔츠 쇼핑몰이 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디자인을 주문해 사진을 올리면 다른 유저들이 0~5점씩 평점을 준다. 이 곳 회원수는 2004년 7만명에서 2008년에는 70만명으로 증가했다. 작년 기준 2500만명을 확보했다. 앞으로 마케팅을 위한 플랫폼 기반은 매우 중요해 질 것이다. 소비자 여론이 인터넷과 모바일에 담겨지게 된다.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IT가 융합된 신소재에 눈을 돌려야 한다. 앞으로 세계 산업은 재래식 인구중심 가치가 아닌 미래 가치를 고민하는 시대로 바뀐다. 우리가 가져야 할 화두다.”
곽수종 교수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96년 캔자스대 경제학 석·박사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경제실 수석연구원
2017년 현 조지메이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