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상권] “싼커(개별 中 관광객) 잡아라”…매장, 개성 강조 리뉴얼 바람

2018-02-28     조동석 기자
명동상권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이후 중국 관광객 증가율이 주춤하며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정치·경제 이슈에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젊은 개별 관광객 ‘싼커’의 발걸음이 날씨가 풀리며 조금씩 늘고 있는 중이다.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점원은 “여전히 중국 고객비중은 높다”며 “단체로 찾아와 대량 구매하던 ‘캐리어부대’는 사라졌지만, 필요한 것만 골라 구매하는 중국인 고객은 증가추세다”고 말했다.

대형브랜드에 잠식됐던 명동거리는 체험과 취향 기반 소비에 집중하는 싼커에 맞춰 개성 있는 매장으로 리뉴얼하거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디다스, ABC마트 등 대형브랜드는 체험형 공간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새롭게 소비자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명동에서 보기 힘들었던 국내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SJYP, 로우클래식 등도 최근 입점했다. 또한 스타일난다, 원더플레이스 등 소비자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편집매장도 들어섰다. 트렌디한 상품과 가치소비를 필요로 하는 젊은 관광객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명동상권은 해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아 전국에서 외교 이슈에 가장 민감한 상권이다. 중국 관광객 증가율이 주춤하면서, 대한민국 대표 상권 명동에 공실이 늘고 있다. 겨울 한파와 함께 얼어버린 한·중 관계 여파로 ‘유커’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점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찾은 명동은 안쪽골목으로 들어서자 1층임에도 비어있는 곳이 간간히 눈에 띄었다. 과거 의류매장이 밀집해 있던 거리는 폐업한 가게들로 인해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 공실이 늘어나면서 콧대 높던 임대료도 꺾이는 추세다. 안쪽골목 전용면적 198㎡짜리 점포의 경우 지난해 월 임대료가 6000만 원 선이었지만, 오랜 기간 공실이 되자 현재는 3000만원까지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