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 (하) - 참신하고 다양한 젊은피 ‘韓패션’ 미래 알렸다
라이징 디자이너로 빛난 ‘런웨이’…바이어·프레스, ‘풍성한 볼거리’ 찬사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와 라인프렌즈 협업으로 탄생한 ‘PLF’ 오프닝 패션쇼는 시대를 선도하는 두 브랜드답게 공개 전부터 업계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PLF는 귀여운 라인 캐릭터와 에너지 넘치는 패션의 만남에서 영감을 얻었다. ‘DO NOT HIDE, LOVE, PLF’를 테마로 시대가 원하는 감성과 의미를 담아 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옷을 선보였다.
컬렉션 전반적으로 베이직하지만 위트 있으며 그 자체만으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주를 이뤘다. 푸시버튼 특유의 위트 넘치는 디자인과 컬러 조합, 깜찍한 라인 프렌즈 캐릭터가 시너지를 발산하며 컬렉션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박승건 디자이너는 “PLF는 귀여우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표현되도록 디자인했다”며 “패션에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대자동차와 한상혁, 고태용, 계한희 디자이너 협업으로 꾸며진 ‘쏘나타컬렉션’은 서울패션위크 역사상 처음 시도된 시민 참여형 패션쇼로 화제를 모았다. 어울림광장 다리 밑에서 진행된 이번 패션쇼는 국내외 패션 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 등 패션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DDP를 찾은 일반시민 1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최됐다. 컬렉션에는 쏘나타 뉴 라이즈 룩 54벌과 자동차 전용 커버 3종이 런웨이에 올랐다. 쏘나타 룩을 입은 남녀모델과 쏘나타 뉴 라이즈 차량이 동시에 출현한 이번 쇼는 자동차와 패션이 융합된 색다른 볼거리로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키미제이 (KIMMY J)’ 김희진 디자이너는 ‘Dumpster disposal squad’를 테마로 쓰레기장과 환경 미화원에서 영감 받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쓰레기장에서 모티브를 받아 플라스틱 소재, 광택 소재들을 비비드 컬러 퍼(fur) 아우터와 매치해 시즌 컨셉을 강렬하게 보여줬다. 마치 환경 미화원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네온 컬러를 여성복·남성복 전반에 걸쳐 메인 컬러로 사용해 키미제이 특유의 팝한 컬러감을 표현했다. 또한, 망사 스타킹에 디스트로이드 팬츠를 스타일링하는 등 키미제이만의 하이엔드 스트릿 무드가 돋보인 컬렉션이였다.
‘소울팟스튜디오(SOULPOT STUDIO)’ 김수진 디자이너는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맞이한 디자이너의 진한 감회가 묻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쇼장 객석에는 김수진 디자이너의 손 편지가 놓여 있었다. ‘잘 견디었노라. 크루에게. 동료에게. 스스로에게’라고 쓰인 편지는 22세 나이에 브랜드를 시작해 얼마나 힘들게 패션업계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짐작케 했다. 의상은 울, 가죽, 니트, 저지, 벨벳, 레이스 등 다양한 소재로 완성한 원피스, 미니스커트, 팬츠가 런웨이에 올랐다. 특히 허벅지 슬릿 디테일 벨벳 팬츠와 가죽패치워크를 메탈소재 고리로 이어 붙인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돈한(DOHN HAHN)’ 한동우 디자이너는 가난한 천재화가 모딜리아니의 삶과 그의 뮤즈 잔느의 슬픈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선보였다. 흑백사진 속 모딜리아니를 보는 듯한 빈티지한 워크웨어로 시작된 이번 쇼는 스트리트적인 요소가 담긴 오버사이즈 아노락, 자켓 등을 주로 선보였다.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러브 레터 글씨체를 활용한 이미지를 스웨트셔츠와 볼캡에도 프린트해 눈길을 끌었다.
‘무율-블라디스(MOOYUL-VLADES)’ 최무열 디자이너는 묵직한 다크웨어를 그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블랙 앤 화이트 같은 기본 컬러부터 그린과 레드 포인트를 사용하는 등 다채로운 컬러 활용이 돋보였다. 다크웨어가 블랙만 고수하는 것이 아닌, 발랄한 컬러와 체크무늬를 사용해 경쾌하면서도 트렌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알쉬미스트(R.shemiste)’ 원지연·이주호 디자이너는 성차별·편견 반대 의미를 담은 ‘ANTISEXIST’를 주제로 컬렉션을 선보였다. 듀오 디자이너는 인터섹스(남녀 양쪽의 육체적 특성을 모두 지닌 상태)의 사회적 통념, 타의에 의해 돌연변이라 정의된 성소수자(LGBT)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맞서 경고 메시지를 컬렉션에 담아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인 ‘YOUTH CULTURE’를 바탕으로 러프(rough)한 감각과 역발상적인 디자인 해석을 통해 실험적인 의상을 대거 선보였다. 주제는 성별에 관계없이 남녀 모두가 입을 수 있는 오버사이즈, 삐뚤어지거나 뒤틀어진 스타일링 등으로 표현됐다. 소재와 컬러 또한 한계를 두지 않고 상반된 것들을 믹스 매치했고 충돌 없이 조화이루는 등 높은 완성도와 참신한 스타일링이 돋보인 컬렉션이었다.
올해로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맞은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고태용 디자이너는 ‘마이 비 리그(MY B LEAGUE)’를 테마로, 프레피 룩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을 추구해온 비욘드 클로젯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체크 프린트를 덧씌운 테일러링 코트, 코듀로이 수트에 더해진 저지 스웨트 셔츠와 트랙 자켓, 그래픽 패치워크 디테일은 소년들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낭만을 표현해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비욘드 클로젯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아메리칸 클래식과 프레피 룩으로 시작됐다”며 “이번 시즌에는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맞이해 브랜드를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컬렉션에 아메리칸 클래식과 프레피 룩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