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F/W 서울패션위크 주요 오프쇼 - 이 시대의 디자이너라면…“함께하니 새길 보이더라”
2018-04-14 이영희 기자
■ 임선옥, 박소현, 감선주, 박미선, 이재림
5인의 컨셉과 지식 담아낸 ‘WEAR GREY’
“Keep earth, Wear grey, Less laundry라는 캠페인 문구를 함께 만들면서 패션과 환경의 뗄 수 없는 명제들, 그리고 새로운 개념으로서 회색을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손꼽히는 중견디자이너 중 한 명인 임선옥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야무지고 실력있는 감선주, 박미선, 박소현, 이재림 5명의 디자이너가 ‘Wear Grey’라는 모임을 구성했다.서울패션위크 기간중에 통의동 아름지기에서 쇼룸을 열고 오프닝에 맞춰 소박한 런웨이를 진행했다. 서울컬렉션이 열리고 있는 DDP못지않게 저명한 평론가, 프레스, 패션피플들이 좁은 공간에 빼곡하게 들어차 일대 성황을 이뤄냈다. 파츠파츠 임선옥, 포스트디셈버 박소현, 더캄 감선주, 기어3 박미선, 12 ILI 이재림이 함께 했다.“디자인을 직접 진행하고 생산해 내는 주체가 공동출자와 데이터 공유를 통해 공동체 형태로 쇼룸을 직접 운영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이것이 우리의 전략적 실험의 시작입니다”라고 이들은 쇼룸구성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임선옥 디자이너는 이미 최적의 패턴과 소재 로스율 제로를 지향하며 환경을 살리고 인체를 구속하지 않는 의상을 선보이기로 정평이 나있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 시대 디자이너로서의 정신과 또 척박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고민하고 공유하려 했다.
■ BNB12, 박정상·최정민
수묵화기법으로 풀어낸 ‘다양성의 공존’
비앤비트웰브(BNB12)의 박정상, 최정민 듀오 디자이너는 독창적이고 톡톡 튀는 감각의 의상과 매번 마니아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는 앤딩 이벤트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 서울패션위크 기간 중 삼청각에서의 야외패션쇼 역시 이색공간과 독특한 의상제작기법, 의미를 더 한 이벤트로 주목받았다.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수묵화 기법으로 프린트해 의상을 디자인했는데 최신 트렌드인 ‘다양성의 공존’ ‘클래식의 현대적 재해석’ 등에 부합했으며 예술성을 부여했다.서울의 명소인 삼청각에서 6미터 길이의 수묵 담채화를 배경으로 은은한 조명과 다량의 비눗방울이 뿌려지는 정원에서의 패션쇼는 한옥의 분위기와 이색적인 조화를 이뤘다.어떻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수묵화로 표현할 생각을 했을까? ‘다양성의 공존함’을 테마로 “수많은 다양성들을 한국적 색감인 오방색과 수묵화로 담아내고자 했다”는 두 디자이너의 의도가 고스란히 재현됐다고 보여진다.
마니아들이 기대했던 엔딩 무대 역시 최정민, 박정상 듀오의 익살스런 댄스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화재를 무대로 활용함에 따른 여러 가지 제약과 난제로 야외무대에서의 행사가 지연되면서 추위에 불편도 있었지만 젊은 신진들의 패기어린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내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