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韓 사드 공포 벗어나나…7월 ‘해빙說’ 솔~솔~

중국 파트너들 “상품교역 정상화 대비하자” 확대 해석 경계 목소리도 높아

2018-04-21     정기창 기자
사드(THAAD) 정국으로 실타래처럼 얽힌 한중 관계가 조만간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는 의견이 섬유패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중을 오가는 섬유패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측 파트너들은 “꽁꽁 얼어붙은 양국 교역이 7월을 고비로 풀려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상품 교역 정상화에 대비하자”는 말을 부쩍 자주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6월쯤 사드 배치 논란이 가라앉으면 7월부터 양국 교역을 저해하는 반한(反韓) 감정이 점차적으로 동력을 잃게 될 것이다. 사드 정국으로 경영과 매출에 타격을 받은 민간 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비즈니스에 집중해 그간 입은 피해를 복구하자”는 차원의 논의로 해석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 역시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 법인장을 중심으로 7월이면 분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양국 교역 해빙을 암시하는 징조도 엿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모 패션업체 관계자는 “최악으로 치달았던 작년 말과 올 초, 꽉 막혀있던 중국 통관이 3월부터 3~4일을 주기로 막혔다 풀렸다를 되풀이하며 삼한사온(三寒四溫)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태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섬산련이 매년 참가하는 ‘코리안 프리뷰 인 차이나(CHIC)’는 일반 관측과는 달리 중국측에서 우리기업들 참여를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섬산련에 따르면 주최측은 올 가을 열리는 전시회에 대비해 한국 기업 참가 독려 차원에서 PIS 기간 중 한국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사드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동대문 시장은 이런 변화 움직임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동대문 기반 對中 물류·통관업체 관계자는 “거래하는 중국 통관사로부터 7월부터 통관 완화정책이 이뤄질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그간 손 놓았던 영업의 고삐를 바짝 당길 생각이다”고 말했다.반면 분위기상으로만 감지되는 해빙 무드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A사 대표는 “최소 2년간 중국의 對韓 제재 강도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중국 시장 철수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정치적 입김이 강한 베이징과 상하이 시장에서 우선 제품을 거두고 상대적으로 거래가 자유로운 광저우 시장은 상황을 봐가며 점차적으로 사업을 줄이는 것을 고려 중이다. 중국 소비자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기 위해 지금도 현지 매장 한국인 직원 출근을 막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결국 양국 교역 해빙에 기대기보다는 新국면에 접어든 한중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다른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자발급과 기업활동, 통관 및 제품 검수 등 여러 사안에서 중국은 한국(또는 외국) 기업에 자국민과 유사한 완화 정책을 제공했는데 이제 적어도 한중 교역은 그간 이뤄져 오던 호혜의 원칙에서 벗어나 1:1 대등한 상호주의 관계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회가 갖는 비정상이 최소한 한국에는 정상화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간 눈감아 주던 관행을 차별이라고만 느낀다면 앞으로 한국 패션상품은 중국시장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