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 쏠림 현상…4사 매출·영업이익 전체 절반 넘어
1분기 섬유패션 상장 53곳 실적 분석 결과 매출 대부분 증가…영업이익 폭은 감소
2018-05-22 정기창 기자
1분기 섬유패션 상장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섬유패션 상장사 53곳은 올 1분기 매출(12.31%)과 영업이익(16.47%), 당기순이익(14.63%)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관련도표 참조
그러나 이는 휠라코리아가 작년 11월 인수한 골프·용품 제조유통 기업인 아쿠쉬네트 홀딩스(Acushnet Holdings) 실적이 연결 반영돼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휠라코리아 실적을 제외했을 경우 매출은 3.7%, 영업이익 0.01%, 당기순이익 2.92%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휠라코리아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65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6.8배, 2.5배가 늘어났다. 이중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이 692억원, 해외는 5845억원이었다.
영업이익만 놓고 봤을 때 면방(138.4%)과 화섬(-49.5%)은 명암이 엇갈렸다. 면방에서는 경방과 일신방직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동일방직은 흑자전환 했다. 화섬은 효성 섬유부문 실적 악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효성은 매출이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8%가 줄어 전체 실적이 악화됐다. 효성 내부적으로 보면 섬유사업부문은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주력 7개 사업부문 중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컸다. 의류수출 기업 5곳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약 22% 줄어들었다. 한세실업과 SG세계물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태평양물산은 유일하게 흑자로 전환됐다. 패션업종은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부분 기업 실적이 하향세를 보였으나 휠라코리아,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상위 4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4사 매출은 패션업종 전체의 52.9%, 영업이익은 64.5%를 차지했다. 4개 기업이 국내 패션업종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전년과 비교해도 이들 4사에 대한 집중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비중이 각각 전년보다 12.3%포인트, 12.6% 포인트 증가했다.
신세계는 9.7% 증가한 2721억원 매출을 올렸고 한섬은 40% 늘어난 2445억원을 기록했다. 이 두 기업은 영업이익도 각각 25.5%, 14.79% 증가했다. LF는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104%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4사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실적을 올린 곳이 거의 없었다. 33개 기업 중 흑자 전환된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9곳이 적자가 지속됐고 5곳은 적자전환 했다. 상위 4사 실적이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 뿐 나머지 기업은 초토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원, 국동 같은 중견 패션기업들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혹독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