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장에서는…] 소비욕구를 불러 일으켜라
2018-07-14 조동석 기자
지난 7일,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에 보기 드문 진풍경이 펼쳐졌다. 럭셔리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밀집된 이 거리는 평소엔 여유롭고 한적한 분위기지만, 장맛비와 무더위가 주거니 받거니 활개친 와중에도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1000여명에 달하는 인파가 모여들어 한바탕 소란을 빚었다. 바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과 미국 서브컬쳐를 대표하는 브랜드 ‘슈프림(Supreme)’ 협업 컬렉션 팝업스토어가 열렸기 때문이다.
6월 30일, 7월 7일 총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이번 팝업스토어는 서울을 비롯해 전 세계 8개 도시에서 동시 진행됐는데, 30일 풀린 1차 물량은 사흘 만에 전량 완판됐으며 2차 판매 물량은 더욱 빠른 속도로 품절됐다. 가죽 자켓 600만 원대, 가방 200~400만 원대, 슈즈 110만 원대 등 높은 가격에도 이 같은 품절행진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팝업이 열린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이번 협업이 고가임에도 엄청난 인기를 끈 데에는 루이비통이 아닌 슈프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슈프림은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패션 브랜드로 자유분방함을 상징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전 세계 네 국가에서만 공식 매장을 운영하며 매주 목요일마다 제품을 400개만 소량 판매하는 브랜드 전략을 구사한다. 실제로 신제품이 발매되는 날 매장 앞은 물건을 사기위한 대기 행렬이 길게 만들어진다. 더불어 꼼데가르송, 나이키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희소가치를 만들고, 재발매도 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신뢰와 믿음을 심어주며 글로벌 마니아층을 만들었다.현재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미미하고 가격경쟁력도 없다면 승산은 더더욱 없다. 단순히 명품을 과시하는 시절은 진즉에 끝났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슈프림처럼 독자노선을 개척해 마니아를 형성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한 경험을 심어주는, 소비욕구를 일으켜야 살아남는다.